최종편집시간 : 2017년 09월 21일 17:15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서영욱의 건썰(說)] 나오지 말았어야 한 이름 '최순실'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등록 : 2017-08-17 16:03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건설업계는 '억울한 피해자'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비록 약속한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 기금 마련에는 소홀했지만 실세의 압박에 등떠밀려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참여했을 것이라는 동정론과 함께 국정농단 사태에서는 한 발 물러나 있었다.

전제는 최순실과 연관된 어떤 이권에도 개입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그러지 못했다. 정확히는 실세에 힘입어 부당하게 자리를 차지하려 했던 그와 그들이 문제였다.

작년 6월로 되돌아가보면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박영식 전 사장과 이훈복 전무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지만 최종 후보를 선발하지 못하고 외부인사를 포함한 재공모 절차에 돌입한 터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외부 낙하산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박 전 사장의 이름은 크게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7월부터 박 전 사장의 내정설이 강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왜 7월부터였는지는 특검에서 실마리가 나왔다.

박영수 특검팀은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휴대전화에서 지난해 7월1일 최순실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찾았다. 이 문자에는 이 전 본부장이 자신들과 소통이 원활하다는 이유로 박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에 추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본부장은 독일에서 최씨 계좌를 개설해주고 부동산 구매 자금 대출을 도와준 핵심 조력자로, 최씨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전 본부장이 최씨에게 박 전 사장을 추천한 이후 유력설이 돌았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박 전 사장은 노조가 감사원 감사 제기 등 압박 수위를 높이자 결국 자진사퇴했다. 최씨와의 연루 의혹은 문자 한 통 뿐 추가로 알려진 내용은 없었지만 결국 스스로 자인한 셈이 됐다.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은 올해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회계이슈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고, 올 상반기 466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1조 클럽'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임기 1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한 박 전 사장의 치적이라고 이야기하기엔 5990명의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우려된다.

회계이슈에서 벗어난 지 불과 4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세 손가락에 꼽히는 건설사가 국정농단에 휘말리며 또 다시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감사원 감사 속행과 명확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