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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추성엽 팬오션 사장, '해운·곡물' 두 토끼 잡는다

구조조정 아픔에도 추 사장 '뚝심' 빛나…14분기 연속 흑자 쾌거
하림 바탕 곡물사업 비중도 점차 늘려 '한국판 카길' 목표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7-08-22 09:21

▲ 추성엽 팬오션 사장.ⓒ팬오션
팬오션이 올해 2분기까지 1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추성엽 사장의 '뚝심경영' 또한 주목받고 있다.

추 사장은 서울대 해양학과 출신으로 1982년 범양전용선(범양상선)에 입사해 2010년 팬오션을 떠날 때까지 28년을 근무해 온 범양맨이다. 팬오션에서 기획, 인사, 회계 등 관리업무는 물론 해운영업 각 분야를 두루 거쳐 해운전문 경영인으로 평가 받는다.

추 사장에게는 두번의 구조조정 아픔이 있었다. 법양상선은 재무구조 악화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고 2004년 STX그룹에 인수돼 사명은 STX팬오션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STX팬오션 역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며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결국 2013년 6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2015년 2월 하림그룹에 인수되면서 같은해 7월 회생절차를 졸업하고 새 출발했다.

두번이나 회사의 주인이 바뀌었지만 추 사장만은 그대로였다. 2010년 8월 ㈜STX 사장으로 역임한 후 2013년 사임했지만 2년 만인 2015년 7월 팬오션 사장으로 복귀했다.

팬오션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8.4% 늘은 488억원을 기록하며 14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일찍이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장기계약도 유지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며 "벌크운임지수(BDI)가 지난해 보다 안정적인 것도 주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팬오션은 50년간의 벌크화물 운송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포스코, 발전자회사, 중국의 주요 제철소 등 다수의 장기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단기 스팟(spot)성 화물운송계약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장·단기 화물운송계약의 전략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지속되는 해운 저시황에도 안정적인 매출 및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추 사장은 매출의 81%(2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해운업(벌크 66%)은 물론 곡물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카길(Cargill) 등 해외 곡물회사들의 점유율은 점차 줄이고 팬오션의 해운업 경쟁력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판 카길'을 목표로 삼았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편입된 이후 곡물사업 전담조직을 설립해 식용 및 사료용 곡물을 한국과 중국으로 판매 유통하고 있다. 그동안의 곡물운송 경험과 하림그룹의 곡물수요를 기반으로 전 세계에 판매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추 사장은 "하림그룹의 350만t 규모 곡물수요를 기반으로 팬오션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단계적으로 국내 유통물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수송한 곡물량은 총 100만t으로 올해는 이보다 20∼30% 많은 수송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실제 팬오션은 올해 상반기 곡물사업으로 166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액의 14%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9%(934억원)보다 대폭 늘어난 수치다.

곡물사업 뿐만 아니라 주력사업이 벌크시황은 최근 발틱운임지수(BDI)가 상승세를 타는 등 개선되고 있다. 지난 11일까지 평균 BDI는 969포인트로 전년동기(526포인트)대비 40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추 사장은 "선대 규모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며 선대확장에 대한 의지 역시 강하다.

추 사장이 곡물사업을 키우면서 벌크의 매출비중은 2015년 80% 수준에서 60%대로 줄어드는 등 균형을 맞춰나가고 있지만 곡물사업에 위험요소는 다분하다.

곡물시장은 전통적으로 소수의 글로벌 곡물유통사들이 시장점유율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원자재 시장의 수익성 악화로 기존업체가 사업 규모를 줄여가고 있고 지난 10년간 다국적 중대형 업체가 꾸준히 곡물시장으로 진입함으로써 경쟁이 심화됐다.

팬오션이 곡물사업과 시너지를 내기에는 하림그룹 물량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림그룹과의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곡물 트레이딩' 사업의 안착 및 연관사업 진출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는 추 사장의 의지처럼 '한국판 카길'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