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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선고 D-1] 쟁점분석① 정유라 승마 지원에 대가성?

뇌물죄 인정돼야 횡령·국외재산도피 등 혐의 입증 가능
대가관계 합의 물증 없어…재계 "정상적 기업활동 저해 우려"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등록 : 2017-08-24 10:42

▲ ⓒ[사진제공=데일리안포토]

오는 25일 예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1심 선고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들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공판준비기일부터 변호인단과 특검은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였다. 특히 삼성이 승마훈련과 재단 등에 출연한 자금이 뇌물이냐 아니냐는 이번 재판을 관통하는 가장 큰 쟁점이었다. 양측은 공방준비기일을 포함해 총 55차례 재판을 열었지만 재판부의 판단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와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에서의 위증 등 5개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의 공소장에 따르면 뇌물죄가 성립되면 뇌물로 제공한 자금을 계열사에서 횡령한 것과 최순실 모녀 지원을 위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린 것, 그에 따른 범죄수익은닉이 성립하는 구조다. 반대로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 나머지 혐의들도 입증이 어려워진다. 결국 핵심 쟁점은 뇌물죄의 성립 여부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법조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해 승마 지원으로 약속한 213억원은 단순뇌물공여 혐의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은 제3자뇌물공여로 기소했다. 단순뇌물죄는 직무연관성과 대가성이, 제3자뇌물죄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도 입증돼야 한다.

특히 승마지원은 삼성그룹이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최순실과 직접 연결돼 자금을 지원한 부분이어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져 왔다.

그러나 혐의 입증은 여의치 않았다. 세차례의 독대에서 승마 지원 요청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지원에 따른 대가관계가 합의됐는지는 입증됐다고 보기 힘들다. 특검은 승마 지원과 관련된 주요 증인들이 재판에 출석해 증언을 번복하면서 수세에 몰렸다.

특검은 안종범 수첩은 물론 재판 막바지에는 청와대에서 발견된 문건 등을 제시하며 공소사실 입증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과정에서 대가관계 합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물증으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안종범 수첩에는 합병과 정유라 등 핵심 키워드가 빠져 있다.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시하고 안 전 수석이 각 부처에 영향력을 행사해 삼성을 도왔다는 특검의 그림이 법리적으로 맞아 떨어지기에는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검이 주장하는 승마지원의 대가인 '경영권 승계'에 대한 정의도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특검은 당초 지난 1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승마지원의 대가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합병 결의가 2차 독대보다 앞서 이뤄져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특검은 2014년 이뤄진 1차 독대에서 승계 작업에 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으며 2015년과 2016년의 2, 3차 독대에서 구체적인 지원 합의가 있었다고 노선을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합병으로 인한 순환출자 해소 과정, 금융지주 전환 등도 승계의 일환이며 승마 지원과 재단 출연 등의 대가로 설정했지만 경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기업 활동을 뇌물의 대가로 본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일반지주 전환의 경우 복잡한 순환출자를 단순화하기 위해, 금융지주는 회계 기준 변경으로 보험업법이 위기에 처할 수 있어 논의를 해왔던 사안인데 결국 모두 추진하지 않게 됐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동을 뇌물의 대가라고 매도한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