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역대 최고'…'거래절벽'이라더니 왜?

송고 2017.09.01 00:01 | 수정 2017.08.31 18:18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8월 1만4800여건 예상…이전 최고 기록인 7월 거래량 넘어서

계약일 이후 60일 내 신고 가능, 현장 투기 단속도 한 몫

8.2부동산대책 여파로 거래절벽으로 신음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정작 8월 거래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일 이후 60일 내 신고만 하면 되는 현행 규정과 6~7월 정부의 대대적인 현장 단속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1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4403건으로, 월간 거래량으로 역대 최고치인 지난달 1만4678건에 육박했다.

8월 일평균 거래량이 480건으로, 31일자 거래량까지 더해지면 7월 거래량을 역대 최고 거래량을 경신할 전망이다. 예상 거래량은 1만4800여 건으로, 2006년 통계를 시작한 이례 최고 거래량이다. 지난해 8월(1만2031건)과 비교해 봐도 19.72% 오른 수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부동산 호황을 틈타 월 거래량이 5월부터 1만건을 넘어섰고, 6월부터는 세 달 연속 1만4000건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강남4구 거래량은 대부분 7월 기록을 넘었다. 강남구는 1030건에서 1056건, 강동구는 850건에서 915건, 서초구는 654건에서 723건으로 모두 전달 거래량을 넘었다. 송파구 역시 7월 1075건에서 이달에는 999건으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한 곳은 노원구다. 노원구는 8월 한 달간 1616건이 거래되면 전달(1607건)을 넘어섰다. 이 외에도 29개 구 중 10개 구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7월 보다 거래량이 늘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강력한 8.2부동산대책 여파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되며 '거래절벽'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현장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이유는 부동산 거래 신고일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 신고는 계약일 이후 60일 이내에만 하면 된다. 8월 거래량은 6~7월에 거래된 물량이 8월에 신고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는 계약 즉시 신고를 하기 보다는, 대부분 한 주나 한 달간 계약한 물량을 한 꺼 번에 신고하는 경우가 잦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 6월은 조기 대선이 마무리되며 부동산시장이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던 시기였고 7월에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이 예고되며 계약을 서두르는 경우도 있었다"며 "실제 8월 거래량은 집계 수치와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정부의 중개업소 단속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국토부와 지자체 및 국세청은 대규모 관계기관 합동 현장점검반을 구성해 서울 등 시장 과열 우려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투기 단속을 벌였다.

강남 등 주요 타깃인 지역의 중개업소들은 단속 기간 동안 문을 닫고 일찌감치 휴가를 떠나 부동산 거래 신고가 늦춰질 수 밖에 없었다. 단속 기간에 고가로 거래한 신고 물량은 집중조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개업소들은 특히 신고를 최대한 늦췄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치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 곳의 한 아파트는 지난 6월 20억원 넘게 거래되며 최근 몇 년 중 최고 거래가를 경신했지만 단속 중에 이목이 집중될까 두려워 부동산에서도 쉬쉬하다 8월에야 신고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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