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09월 19일 17:02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여의도 까톡]새 정권 출범의 고질병...'개국 공신'='보은 인사'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7-09-03 00:00

▲ ⓒ김남희 EBN 경제부 증권팀 기자
차기 금융감독원장 인사가 임박하면서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의 후임으로 유력시 되고 있는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에 대한 세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김 전 총장은 이른바 '공인의식'으로 무장된 인물로 평가되며 ‘금융권의 군기반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듯 합니다.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물론 피감기관인 금융권 역시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에 대한 업무 경력이 전무한 그가 차기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된 상태란 소문이 나돌자 급기야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까지 나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측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인사들이 금융기관 인사에 대거 중용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금융권내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즉 적폐청산 기조와 맞물린 인사적폐(?)에 대한 개선을 기대했던 일부 관계자들은 "문재인 정부 역시 어쩔 수가 없는 거냐"는 불만을 적잖게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됐던 '낙하산 인사', '코드 인사' 그리고 '보은인사'가 새 정부에서도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새 정부의 정책기조가 금융권에 대한 반감기류가 강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번 정부가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금융을 흔히 규제산업이라고 합니다. 그 만큼 자칫 실패 사례가 나올 때 마다 그 파장이 엄청나기 때문이며, 이로 인한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여타 산업에 비해 규제가 강한 편입니다.

금융업계 모 고위 관계자를 만나 들은 이야기 중 여전히 귓전에 멤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려울 때 함께 고생한 '개국공신'과 '창립 멤버'는 조직 성장 과정에서 동고동락을 함께 해 왔기 때문에 리더가 '부채의식'을 갖게 만든다고 합니다. '개국 공신'의 '갑질'과 '무능력'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무마되기 십상이기도 합니다.

남편이 고위급 인사란 이유로 '갑질'을 행사하는 부인의 경우 역시 동고동락해 왔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기도 합니다. 농담반 진담반이기는 하지만 "대표이사 운전기사도 대표이사다"란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직책에 걸맞는 업무 능력을 갖지 못한 '개국 공신'이 조직 리더가 됐을 경우입니다. 조직이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조직을 이끌고 가느냐는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금융감독 역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 분야의 전문성과 육성된 전문인재들이 없다면 금융감독 시스템의 성장이 멈추는 것은 시간문제일 겁니다. 이른바 '코드 및 보은인사'로 인한 부작용을 우리는 계속 지켜봐 왔습니다.

더욱 분명한 건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만일 정부가 반드시 기용해야 할 인물이 있다면, 역량은 물론 전문성 여부는 필수입니다. 그리고 발탁 배경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개국 공신'이니까 지나친 권리 의식으로 조직 분위기를 훼손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산업 발전 및 조직 운영에 대한 명확한 비전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즉 정부는 정권 창출 '개국 공신'들에게 대한 배려(?)를 생각하기 전에 국민과 산업 종사자를 위한 배려(?)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물론 김 전 총장에 대한 혹평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김 전 총장은 이른바 '흙수저' 신분에서 관료 사회로 진입한 인물입니다. 스물 한살 지방대학에 입학한 후 이른바 '과거급제'해 공직에 첫 발을 내딛은 그는 이른바 '성공한 촌놈'(?)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합니다.

교통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적성을 찾아 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긴 후 25여년간을 재직했고, 감사원의 꽃인 사무총장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인 건 확실해 보입니다.

세간에는 부정 비리를 파헤치는 강직한 감사관으로 알려졌으나, 공직 제도와 정책개선 감사에 역점을 둔 스타일이란게 중론인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관료도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공직관이라고 합니다.

관료계 대표 성공신화를 쓴 김동연 부총리에 대한 일화는 쏟아지지만 김 전 사무총장에 대한 스토리는 상대적으로 적어 이른바 '카더라'식의 루머만 매일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금융 산업의 성장을 원한다면 이 같은 혼란을 빨리 매듭짓는 것이 중요할 듯 합니다. 금융감독기구내 혼란이 금융산업 전반으로 미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시장은 예민해 지금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