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비즈니스된 랜섬웨어, 기업 노린 공격 늘었다

송고 2017.09.04 14:11 | 수정 2017.09.04 14:11
김언한 기자 (unhankim@ebn.co.kr)

기업·기관 피해 증가세

가치 높은 기업 데이터 볼모 잡아

올 상반기에는 랜섬웨어 '워너크라이'와 '페트야'로 인해 개인보다 기업을 노린 공격이 두드러졌다.ⓒ시만텍

랜섬웨어가 개인을 노리던 사이버공격에서 기업 타깃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악성 이메일을 무작위로 뿌려 덫에 걸린 개인에게 금전을 요구했다면 대상이 표적화됐다. 가치가 높은 기업 데이터를 볼모로 잡는다.

4일 시만텍의 '인터넷 보안 위협 보고서(ISTR, Internet Security Threat Report)'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랜섬웨어 공격 가운데 기업 및 기관의 비중이 42%에 달했다. 2015년 29%, 지난해 30%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급증했다.

시만텍은 이에 대해 지난 5,6월 발생한 '워너크라이'와 '페트야'가 수치 변화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또 기업은 두 랜섬웨어가 가진 웜(Worm) 형태의 공격에 특히 취약하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기업을 노린 랜섬웨어 비중이 급증했다.ⓒ시만텍

증가하는 랜섬웨어 공격에 직면해 기업의 피해도 늘어날 전망이다. 시만텍이 올 상반기 동안 방어한 랜섬웨어 공격은 약 31만9000건이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 피해 규모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한 해 동안 시만텍이 방어한 랜섬웨어는 47만건이었다.

올 상반기 신종 랜섬웨어 패밀리(동일한 형태로 구분한 변종 랜섬웨어)가 요구한 평균 '몸값'은 544달러(약 61만원)다. 2014년 373달러에서 2015년에는 294달러. 2016년 1071달러로 대폭 상승했다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신종 랜섬웨어 패밀리 출현이 특히 두드러진데다 제시한 그대로 몸값을 갈취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공격자 사이에서 퍼졌던 탓이다. 지난해 발견된 신종 랜섬웨어 패밀리는 100개 이상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수치가 급감, 16개로 줄었다.

시만텍 측은 랜섬웨어 복호화 비용 하락에 대해 "공격자들이 몸값 갈취에 가장 이상적인 선을 찾아낸 것 같다"고 말했다.

웜 형태로 감염을 확산하는 워너크라이와 페트야 외에도 전통적인 방식의 공격도 지속됐다. 스캔파일, 송장 등으로 위장한 랜섬웨어다. '크립토(Crypto)'가 대량 스팸 이메일을 통해 확산됐다.

상반기 랜섬웨어 피해가 가장 많았던 국가는 미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중 29%가 미국에 집중됐다. 뒤이어 일본(9%), 이탈리아(8%), 인도(4%), 독일(4%) 순이다.

시만텍은 이에 대해 "미국인들이 데이터 복구를 위해 실제 몸값을 지불하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전세계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턴 사이버 시큐리티 인사이트 팀에 따르면, 랜섬웨어에 감염된 미국인 64%가 해커에게 복호화 비용을 지불한다. 전세계 랜섬웨어 감염자 중 데이터를 살리기 위해 실제 비용을 내는 비중은 3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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