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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줄게, 충성 다오" 제약·바이오업계 스톡옵션 열기

임직원에 주주권리 부여…'성과=부(富)' 근로의욕↑
메디톡스·신라젠 등 활발…美진출 눈앞 대웅도 검토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등록 : 2017-09-1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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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성과 창출의 도구로 회사 주식을 활용하는 제약·바이오벤처사가 눈에 띄고 있다. 기업가치 향상이 개인의 부로 연결되는 성취감이 책임의식 고취는 물론 기업과 임직원의 동반성장을 이끌어내는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인 토종 제약·바이오벤처사를 중심으로 스톡옵션 제도를 운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사 주식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다.

기업의 성장성을 바탕으로 향후 주식 가치가 상승해 상당한 차익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임직원들로부터 선호 받는 일종의 복지제도다. 주로 부족한 자금으로 인재 영입에 힘쓰는 신생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가장 손쉬운 특혜 제도로 활용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외부 투자 유치 활동에 적극적인 바이오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스톡옵션 제도가 활발히 운용되고 있다.

국내 1호 '보톡스' 개발 회사 메디톡스는 2009년 코스닥 상장 이후 장기 근속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2011년 이전 입사자 51명을 대상으로 6000주를 부여한 바 있다. 전일 종가 기준 메디톡스 주가는 55만6700원이다. 시가총액은 3조1337억원원에 달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주인의식을 높이고 회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해서 스톡옵션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직원 사기 진작을 동력으로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시장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전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 엘러간과 손잡고 미국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신라젠은 지난해 코스닥에 기술 특례 상장 이후 스톡옵션 제도를 바로 도입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상장 전 입사자를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운영 중이다"라며 "성과 보수적인 측면에서 (스톡옵션 규모와 방식)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1500억달러 항암제 시장 진출을 목표로 미국·중국·유럽 등 전세계 의약품 대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 간암치료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0년 시장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제약사 가운데서는 아직 주식 활용 제도를 정례화 한 곳이 많지 않다. 붙이는 파스 '케토톱'으로 유명한 한독은 2012년부터 스톡옵션 제도를 운용해 왔다. 지난해 임직원 140명에 보통주 5만275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도 했다.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이 2015년 말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을 임직원 2800명에게 무상 증여한 게 이례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해 수조원에 달하는 신약 기술이전에 성공한 데 따른 임직원 보상 차원에서 이뤄진 일회성 이벤트였다.

대웅제약은 스톡옵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톡스 제품 '나보타'의 미국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대적 포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웅제약은 과거 일부 임원들은 대상으로만 소규모 주식 매수 기회를 제공한 경험이 있다.

상위제약사 한 관계자는 "스톡옵션은 기업과 임직원 간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구성원들이 책임의식을 갖는데 중요한 역할은 해준다. 성과중심의 대기업 상당수가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당장의 금전 부담이 없고, 표면적으론 파격 복지의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임직원 성과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게 유지된다면 좋지만 회사 기여도는 주관적인 부분이라 일부 경영진의 혜택 잔치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생색내기용 복지가 될 수도 있다. 차익실현만을 목적으로 한 경영 악수가 나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