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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노협, 설문조사 조작한 경영진 사퇴…사측 "노사 공동조사 하자" 맞불

KB노협, "설문조사서 조작 정황나와…윤종규 회장 사퇴 촉구"
사측,노조에 공동조사 요구등 맞대응...설문조사 대상도 불분명
확대위, 14일 최종 후보 3인 압축…"윤 회장, 더 엄격히 심사"

백아란 기자 (alive0203@ebn.co.kr)

등록 : 2017-09-12 10:20

오는 11월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의 연임가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윤 회장은 임기 중 낙하산 인사 방지 등 외풍을 차단하고, 올 상반기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 노동조합의 극심한 불신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노조위원장 선거와 임직원에 대한 설문조사 과정에서 경영진 개입의혹이 불거지면서 도덕성 시비에 휘말리는 등 노조의 사퇴압력이 좀 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KB노동조합협의회는 연일 윤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윤 회장은 연임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적잖은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 정책’ 기조에 힘을 얻은 노조가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등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윤종규 KB금융회장의 연임이 안갯속 형국에 빠졌다.ⓒEBN

◆ 윤종규 회장 연임 찬반 설문조사서 조작 의혹 제기…"투명한 지배구조 필요"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 산하 7개 계열사 노동조합 모임인 KB금융 노동조합 협의회(이하 KB노협)는 이날 여의도 은행 본점에서 ‘KB금융 회장 선임절차 중단 촉구’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날 기자회견은 회장선임 절차의 공정성 여부 및 윤 회장 연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KB노협은 지난 5~6일 양일간에 걸쳐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회장 선임절차의 공정성과 윤 회장 연임 여부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노협에 따르면 윤 회장 연임 찬반 관련 직원 설문조사 마감 직전인 6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총 17기 단말기 조작을 통해 총 4282건의 중복설문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복입력된 응답자 약 99.7%가 윤 회장 연임 찬성에 응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쿠키 삭제와 단말기 조작 등 사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결론과 여론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있었다는 게 KB노협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KB노협은 사태의 핵심인 윤 회장이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당초 KB노협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윤 회장 연임 찬반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조사 결과에 따라 윤종규 회장 퇴진 투쟁 돌입을 검토키로 했다.

KB노협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조작은 윤종규 회장 연임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며 “노조 설문조사 방해 행이는 형법상 업무방해죄며, 노조법 제81조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승계절차를 강행할 경우 이사회 봉새와 사외이사 전원에 대한 퇴진 투쟁도 검토하고 있다”며 “설문조작에 따른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며, 검찰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KB금융 관계자는 “찬반투표에 회사측의 개입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진실 규명을 위해 노사 공동조사를 노조에 요구할 것”이라며 “공동조사 결과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과 관련된 문제점이 발견 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KB노협은 '주주제안'카드를 꺼내며 사외이사에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하는 등 KB금융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KB노협의 목소리가 경영진의 자율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KB금융 내에 경영승계절차와 지배구조 관련 규정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KB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군은 윤 회장을 비롯해 7명으로 압축된 상태며, KB금융 확대 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는 오는 14일 속개될 회의에서 3인 내외의 회장 최종 후보자군(Short List)을 확정할 예정이다.
▲ KB노협이 KB금융 경영진의 설문조사 개입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백아란기자

◆ 목소리 커진 KB노협, 윤종규 KB금융 회장 연임 발목잡나
아울러 오는 26일부터 양일간에 걸쳐 최종 후보자군(Short List) 가운데 인터뷰를 수락한 후보에 대한 심층평가를 실시한 후 최종 후보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확대위는 윤종규 회장은 계량평가와 별도로 지난 3년간의 경영성과 대해서도 평가받는 절차를 거치고 엄격히 심사하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KB노협은 이번 회장 선임 절차는 투명성과 공개성,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주등 이해 관계자 의사 반영절차도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홍배 KB국민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외부후보자군을 공모절차 없이 헤드헌팅사에서 추천받았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특히 외부 후보자군이 퇴직임원 5명이라는 점에서 '깜깜이 승계', '윤종규 회장의 연임을 위한 요식 행위'라는 말이 나온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KB금융 측은 “KB의 경영승계규정에는 회장 임기만료 최소 2개월전에 승계절차를 진행하도록 정하고 있다”면서 "KB는 후보자군 확정시 내부 이사진을 배제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해 상시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내외부 후보자군을 상시 관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윤 회장에 대해선 더 엄격한 잣대로 전반적인 성과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확대위에서는 회장 자격의 기본 원칙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 강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안정적 지배구조 확립 ▲조화롭고 역동적인 KB 기업문화 구축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의 4가지 과제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을 제시하고 있다.

기본 원칙하에 윤 회장의 성과를 따져보면 2014년 11월 내부출신의 회장 겸 은행장으로 취임하며 경영진 내분 사태로 어수선해진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해왔다.

또 관치와 ‘낙하산’ 시비에서 벗어나기 위해 KB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 자리를 비워 두는 등 외풍 차단에 힘썼다.

아울러 임기 내 KB증권을 출범시키고 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 하는 등 비은행 부문 수익성 강화에도 힘써왔다. 이결과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1조860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뱅크 탈환에 신호탄을 쏘았다.

특히 올 2분기에는 9901억 원의 순익을 달성하며 신한금융(8920억 원)을 앞지르기도 했다.

한편 KB노협은 윤 회장이 임기 내 임직원들과 함께 이뤄낸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KB금융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주가 회복,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의 공을 인정하지 않는 게 아니다”면서도 “반대로 단기성과주의, KB국민카드사 신입직원에 대한 강제적 임금삭감, 임금피크직원 창구배치 등 박근혜 정권 하에서 자행된 반노동 행위 역시 기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