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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후판·컬러강판 가격인상 '골머리'

유통향 후판 값 오르는 반면 조선사와 협상은 아직
건재용 컬러강판과 달리 가전용은 가격인하 압박 거세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7-09-14 15:25

▲ 열연강판.ⓒ현대제철
철강업계가 최근 원자재값 상승으로 철강재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산업 부진에 따라 후판, 컬러강판 등에서는 가격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이 유통향 후판가격을 인상하고 나선 가운데 조선사들과의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다.

지난주 기준 후판 유통가는 t당 68만원 수준으로 1주전 67만원, 2주전 63만원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후판 유통가격을 t당 2만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3만원 가량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사들이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철강재 가격의 바로미터인 중국 철강재의 수출가격과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고로사들의 하반기 보수일정에 따라 감산이 불가피해 공급도 타이트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철강사들은 조선업 불황 등으로 가격인상에 소극적이었다. 지난해 10월 후판가격 10% 인상 합의 당시에도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가격협상이 반년 가까이 이어졌다.

최근 3년간 t당 50만원 초반대에 머무는 등 철강사들이 조선업 상황을 감안해왔지만 현재 대외환경에서는 더이상 가격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후판사업의 손익분기점 달성 여부는 후판 메이저 수요처인 조선업계에 달려있다"며 "올 하반기 조선사 대상 협상에서 가격 인상에 성공하면 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하다"고 조선사를 압박하기도 했다.

철강사들은 보통 반기마다 조선사 별로 가격협상을 진행하는데 상반기 가격인상 요인에도 이를 제때 반영하지 못하면서 상반기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후판의 경우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계속 적자가 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선사들은 "너무하다"는 입장이다. 선가는 떨어지고 수주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후판가격까지 올리면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에서 20% 가까이 차지해 조선사들은 후판가격 변화에 민감하다.

후판 뿐만 아니라 컬러강판도 가격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컬러강판은 건축 내외장재 및 냉장고, 세탁기, TV 등에 주로 적용되는 철강재다.

▲ 동국제강 컬러강판 '럭스틸'.ⓒ동국제강
컬러강판 역시 주 원재료인 아연과 열연강판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철강사들은 가격인상을 추진 중이다.

실제 동국제강은 지난달 t당 10만원 가량 인상했고 지난 7월 세아제강이 판재사업부를 분할해 설립한 세아씨엠도 8~9월에 걸쳐 t당 15만원 올렸다.

다만 이번에 인상된 컬러강판은 건재용으로 가전용은 답보상태다. 특히 세아씨엠은 가전부문에서 가격변동 없이 현재 가전사와 논의 중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재용 가격은 추가상승 가능성이 있는 반면 가전용은 최근 가전사의 가격인하 요청이 있었다"며 "가전용 컬러강판 가격은 수요처가 메이저 가전사인 만큼 가격의 칼자루를 그들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건재용과 달리 가전용 컬러강판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주로 납품돼 수요처가 한정적이다. 삼성 냉장고의 90%는 동국제강 컬러강판이 쓰일 정도다. 더욱이 컬러강판은 저가 중국산 제품들이 들어오면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컬러강판의 경우 반덤핑 제재로 미국수출이 막혀 수출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며 "대형 가전사들의 가격인하 압박에 난감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