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강세장에 '빛바랜' 유럽펀드…투자 매력 높아진다

송고 2017.09.20 10:47 | 수정 2017.09.20 10:58
최은화 기자 (acacia@ebn.co.kr)

3개월 수익률 유럽주식 0.27%로 저조 반면 유럽신흥국주식 12.31% 선전

유로존 경기회복 모멘텀 지속으로 기업이익 증가 속 유럽 증시 상승 기대

'소프트 브렉시트' 가능성 높아져 증시 회복 촉진…시장 안정화의 매력도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로존의 경기 회복 기대감 등에 유럽펀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모습. 사진=픽사베이

올해 들어 신흥국을 중심으로 강세장이 펼쳐지면서 과거 인기를 모았던 유럽펀드가 소외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 증권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해외공모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을 보면 유럽신흥국주식은 14.43%, 유럽주식은 11.38%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3개월(7월 18일~9월 18일 기준) 수익률로 보면 유럽신흥국주식이 12.31%, 유럽주식은 0.27%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또 신흥국주식은 27.50%, 선진국주식은 10.61%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TIGER유로스탁스배당30증권ETF(주식-파생)'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7.75%, 'JP모간유럽대표[자](UH)(주식-재간접)UC-E'은 6.20% 등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펀드 30개 중 절반 가량은 마이너스(-) 수익률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유럽증시는 지난 5월과 6월 고점으로 치솟은 이후 유로화 강세 부담에 다시 내려앉았다. 급격한 유로화 강세는 통상 증시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로 상향조정됐다. 이 가운데 경기회복 모멘텀(상승 동력)이 지속돼 증시를 끌어 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동원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유로화 강세 부담에도 내수 경기와 신용 회복으로 유로존의 경기 회복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기업 이익 증가세가 지속돼 유럽 증시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프트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유럽 증시 회복에 보탬이 될 요인으로 꼽혔다. '소프트 브렉시트'란 유럽연합(EU)을 탈퇴를 결정한 영국이 일정 분담금 부담을 지면서 단일시장 접근권한을 유지하는 방식을 뜻한다.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완전히 탈퇴하는 '하드 브렉시트'와는 다른 방식이다.

브렉시트 협상을 앞둔 영국은 테러로 추정되는 대형 참사가 터지면서 테리사 메이 총리에 대한 사퇴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민들이 소프트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는 등 메이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추락하고 있다.

이제원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소프트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져서 유럽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유럽 신흥국보다 유럽이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인 점도 강점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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