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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백조' 美 B-1B랜서, 北 동해공역 비행…리용호 "선제행동"

  • 송고 2017.09.24 11:11 | 수정 2017.09.24 11:14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 "북한 도발 심각하게 받아들여"

북한 수폭시험 억제위한 무력시위

리용호 "군사공격 기미 보이면 선제행동" 위협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23일(현지시간)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

미 국방부는 여러대의 B-1B 랜서가 F-15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B-1B 랜서 폭격기는 미국령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F-15 전투기는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에서 각각 발진했다.

국방부는 이번 비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군사옵션의 범위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그동안 해온 무모한 행동을 미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추가도발 예고 등에 맞서 북한에 강력한 군사경고를 보냈다는 의미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온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21일 북한이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공에서 할 가능성까지 거론한 터라 이날 비행은 수폭시험을 억제하기 위한 무력시위의 성격을 띤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이 붙은 B-1B 랜서는 B-52,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폭탄 탑재량이 가장 많고 속도도 빠르다. 유사시 2시간이면 한반도에 전개돼 다량의 폭탄으로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과 지난 18일에도 출격한 바 있다.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리 외무상은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경고하고 "미국의 반공화국 군사 행동에 가담하지 않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로 위협할 의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공격 때문에 미국 땅의 무고한 생명들이 화를 입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트럼프의 책임으로 될 것"이라고 했다.

리 외무상의 이같은 언급은 대북 선제 타격 조짐을 보일 경우 미국은 물론 그 주변국에 대해 먼저 핵·미사일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강한 협박을 한 것이다.

리 외무상은 "폭제의 핵은 정의의 '핵 마치'로 내려쳐 다스려야 한다는 '철리'만이 성립될 수 있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 억제력을 보유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철리'에 따라 최후의 선택으로 취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핵 보유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리 외무상은 유엔제재가 북한에 대해서만 핵실험을 금지하고 있다며 부당성을 주장하고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잇달아 내놓은 제재 결의안을 거부하겠다고 천명했다.

미국 언론들은 유엔을 방문한 북한의 공식 정부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정면 대응을 천명한 시점에 맞춰 미 폭격기가 북한 동해공역을 비행한 데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외무상이 '자살공격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라고 선언할 때 미국이 폭격기를 북한 해상에 띄웠다"고 전했고, AP 통신은 "북한은 트럼프의 (김정은에 대한) 모욕이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을 더욱 확실하게 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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