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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들은 다를까”…'무소불위‘의 감사원, 그들의 도덕성은?

이나리 기자 (nallee87@ebn.co.kr)

등록 : 2017-09-25 11:20

▲ 이나리 경제부 금융팀 기자

금융감독원의 감사원 감사를 둘러싸고 금융권은 물론 세간(世間)이 적잖은 충격에 휩싸였다.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된 금융감독원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작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로 최소한 인사청탁과 무분별한 직권남용 그리고 차명계좌의 주식거래 등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받지 못할 위법행위를 저질렀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다른 한쪽에서 금감원의 감사를 맡은 감사원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그들도 과연 공직자 윤리기준을 엄격히 준수하는 등 어떠한 부끄러움도 없었는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권에 따라 코드, 널뛰기, 표적 감사가 일어나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면서도 정작 견제는 거의 받지 않는 감사원의 권한과 역할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아우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감사원은 우리나라의 모든 공공영역을 감사하고 징계하는 막대한 권한을 갖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감시 감독하는 기관은 없다.

최근 감사원이 금융감독원 업무전반에 걸친 감사를 통해 52건에 달하는 위법•부당행위를 적발하면서 '보복성 감사' 논란으로 업계가 시끄럽다. 감사원은 금감원 서모 수석부원장 등 28명의 임직원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기소된 사실을 기관(총무국장)에 보고하지 않은 12명에 대해서도 금감원에 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감사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음주운전자 이력을 확보해 개인정보법을 위반했다.

공공기관의 위법행위를 적발하는 감사원이 도리어 똑같은 행위를 저지르는 무리수를 둔 것이다. 이에 감사원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감사원은 감사원법 등 관련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금감원 임직원들의 음주운전 사실을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으며, 해당 사건을 담당한 직원들이 징계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양측의 주장이 상반돼 진실공방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감사원은 행정부에 소속된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헌법과 감사원법을 통해 독립된 지위를 보장받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하지만 감사원을 세부적으로 감시·감독 하기는 한계가 있다.

검찰의 수사권을 활용하면 감사원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지만, 수사권은 명확한 범죄 혐의가 있어야만 한다. 감사원은 '대통령 빼고는 무서울 것이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나온 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역시 적폐세력으로 낙인찍힌 금감원 만큼 비위가 못지않다.

2006년부터 2016년 6월까지 감사원 직원들의 징계현황을 보면 음주운전을 포함해 뇌물수수, 피감기관에 압력행사, 향응성 성매매 등을 이유로 처분을 받았다.

또 지난 2015년에는 감사원 고위직 자녀들이 감사원에 변호사로 채용되는 과정에 특혜를 제공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민감사청구가 제기됐다.

그러나 국민이 공공기관의 부패행위 감사를 청구하는 국민감사청구제도 역시 감사원 관할이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인데 이 청구 건은 결국 기각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감사원에 부는 ‘정치 외풍’을 막고,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감사원의 ‘정보 보고의무’ 확대와 인사청문회를 실시해 국회의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이를 위해 지난 19대 국회에서 '감사원 견제법'이 수차례 발의됐으나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폐기됐다.

감사원이 스스로를 감사하는 기준이 다른 기관에 대한 잣대만큼 엄격한지 우려스러울 따름이다. 감사원 직원들의 도덕성과 청렴성은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가 투명하고 공명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라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다른 무소불위 권력 세력인 검찰 역시 최근 개혁위원회를 출범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에 관한 권고안을 발표하는 등 검찰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감사원 역시 개혁이 절실한 상황에서 '도긴개긴' 또는 '오십보백보'란 새삼 되새겨지는 이유는 나 만의 생각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