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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정부 뜻밖의 '한미 FTA 2차 공동위' 제안…왜?

개정 논의 전 한미 FTA 효과 분석 우선 방침에 변화 생겨
산업부 "미국과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는 대응 차원"
김현종-USRT 대표 절충안 합의 관측..FTA 폐기 부담도 영향

서병곤 기자 (sbg1219@ebn.co.kr)

등록 : 2017-09-26 11:27

▲ 산업통상자원부ⓒEBN

[세종=서병곤 기자] 우리 정부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논의를 위한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개최를 미국 정부에 먼저 제안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개정협상 개시 요구에 한미 FTA 효과 분석조사가 먼저라고 맞서온 정부의 방침을 고려하면 이번 특별회기 개최 제안은 다소 의외기 때문이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통상장관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본부장은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1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논의된 사항을 진전시키기 위한 후속조치로 제2차 공동위 특별회기 개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이날 산업부는 최대한 신속한 시점에 워싱턴 D.C.에서 2차 공동위를 개최하자는 내용의 서한을 미 측에 발송했다.

이후 양국은 실무협의를 거쳐 2차 공동위 특별회기 개최 일자를 다음달 4일로 확정했다. 이처럼 그동안 한미 FTA 개정협상 개시를 압박해온 미국 정부가 아닌 우리 정부가 먼저 나서서 2차 공동위 특별회기를 제안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한미 FTA 개정을 논의하자는 미국의 요구로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첫 공동위에서 양국은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을 펼쳤었다.

당시 미 측은 한미 FTA 발효 이후 대한 무역적자가 대폭 확대됐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개정협상을 즉시 개시하자고 요구했다.

반면, 우리 측에선 한미 FTA는 양국 모두에 상호호혜적인 협정이라고 강조한 뒤 개정 논의 전에 FTA 시행 효과에 대한 조사·분석·평가를 먼저 하자고 맞섰다. 이같은 첨예한 이견차로 1차 공동위는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무엇보다도 김 본부장은 첫 공동위 종료 이후 가진 브리핑에서 우리가 제안한 한미 FTA 효과 분석에 대해 미 측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이는 미국의 개정협상 요구에 서두르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미 측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던 정부가 갑자기 2차 공동위 개최를 제안한 것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한미 FTA 효과분석 우선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그동안 정부는 미 측과 열린 자세로 대화에 적극 임하겠다고 강조해왔다. 공동위 개최 제안은 이에 대한 대응차원"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미국의 한미 FTA 개정협상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일 열린 김 본부장과 라이트하이저 대표 간 통상정상회담에서 양측이 우리 쪽의 'FTA 효과 분석'과 미국 쪽의 '즉각적 개정협상 개시' 요구를 순서를 따지지 않고 둘 다 병행하는 절충안에 합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정부가 FTA 효과 분석 우선 원칙을 계속해서 고수할 경우 자칫 미국 정부가 한미 FTA 폐기를 선언할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1차 공동위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자 한미 FTA 폐기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백악관 보관진들의 설득으로 FTA 폐기 검토가 잠재워졌지만 여전히 FTA 폐기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계속해서 FTA 효과 분석만 고집할 경우 우리가 협상에서 회피하는 인식으로 비춰져 미국이 다시 FTA 폐기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렇다고 우리 정부의 2차 공동위 제안은 나쁘다고 볼 순 없다. 개정협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놓았다면 개정협상에 당당하게 임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