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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1단지 수주전 D-1 르포] 전초전 '후끈'…부재자 투표현장 가보니

부재자 투표, 현장 투표 결과 뒤집기 속출…최종 시공사 선정 판가름
대선 현장 방불케 하는 투표 열기…과열 양상에 조합원 불만도 많아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등록 : 2017-09-26 11:12

▲ 반포1단지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 관리사무소 앞. 아침부터 인파와 차량이 몰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EBN

"회장님, 회장님, 언제 오세요? 투표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께요"

9월이 무색할 만큼 아침부터 땡볕이 내리 째던 26일 서울 서초구 반포1단지 안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27일 시공사선정총회를 하루 앞두고 부재자 투표가 실시됐기 때문인데,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리며 흡사 대선 현장을 방불케 했다.

26일 부재자 투표가 치러진 반포1단지 관리사무소 앞은 조합원들과 후보자인 현대건설과 GS건설 관계자들, 인근 부동산에서 나온 사람들, 각종 사업 관련자들까지 몰려 이미 장사진을 치르고 있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경호원들이 투표 장소를 통제하고 있었다. 각 건설사들의 홍보전은 없었다.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하는 시공사선정 투표도 당일 참석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을 위해 부재자 투표를 실시한다. 반포1단지 안에 있는 관리사무소에서 실시하지만 투표를 하기 위해 온 조합원 차량들이 물밑 듯이 속속 도착했다. 그만큼 현재 반포1단지에 살고 있지 않은 조합원 수를 가늠할 수 있었다.

고급 승용차에서 막 하차한 한 조합원은 "이미 마음을 정한 건설사가 있다. 오늘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해 왔다"며 투표장으로 들어갔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한 노신사도 "난리도 아닌 것 같다"고 웃으며 "누가 지어도 잘 지어주지 않겠냐"고 말했다.

최근 도시정비사업장에서는 부재자 투표가 현장 투표결과를 완전히 뒤집는 사례가 나타나며 부재자 투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앞서 열린 부산 촉진3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는 1500여명에 달하는 부재자들이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당시 부재자 개표에서 총 1517표 중 821표를 얻어 롯데건설(696표)을 125표차로 앞섰다. 선정총회 당일 현장 투표에서는 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각각 43표, 36표를 얻어 표차가 7표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부재자 투표에서 이미 대세가 판가름난 셈이다.

▲ 부재자 투표 현장 앞에서 관계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BN

반포1단지 역시 부재자 투표가 시공사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각 관계자들은 원하는 방향으로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내일 열릴 총회에서는 각 건설사들의 막판 홍보전이 예고돼 있다. 막판 마음 바꾸는 조합원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을 찾은 한 공인중개사는 "후보 건설사들이 조합원들을 들들 볶는 통에 하소연하는 조합원들이 많다"며 "특정 건설사를 선택하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을 거라는 협박성 문자도 받았다고 하더라. 양 사간 네거티브전이 심해 오히려 괘씸죄를 물을 생각에 역효과도 난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반포1단지는 중대한 변수를 맞았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7000만원의 이사비가 도정법에 위반한다는 국토부의 해석이 있었고, 논란이 일자 조합에서는 7000만원 또는 무이자 이사비 5억원 대출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합에서는 두 건설사들의 다툼에 자칫 부도덕한 집단으로 보일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두 건설사는 이사비를 두고 장외 설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공동사업 시행방식 협약서에도 이사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이사비지원이 가능한 조항이 있다"며 "합법적인 이사비의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가이드라인은 명확히 제시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투표를 하루 앞두고 GS건설은 "건설사의 과잉영업 등의 문제로 논란이 일고 그 후진성을 지적 받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조합원들에게 불편과 불쾌감을 야기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점에 대해서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 시공사선정총회를 알리는 현수막 ⓒEBN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제시한 안을 두고 조합원이 먼저 제안했다는 오해 소지가 있다. 또 서로 제시한 안을 두고 싸우다보니 정부까지 끼어들어 더 혼탁해졌다"며 "조합원들이 원하는 방향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이라는 반포1단지 시공사 본 투표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