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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득주도성장'만 외치는 文정부...속앓이하는 기업들

불법파견 철퇴 맞은 파리바게뜨 정규직 전환·인건비 부담 가능성 커져
관련 업계도 불똥 튈까 전전긍긍..최저임금 대폭 인상 '엎친데 덮친격'
기업 신규고용·투자감소 불가피..노동자-사측 상생하는 정책 전환 필요

서병곤 기자 (sbg1219@ebn.co.kr)

등록 : 2017-09-28 10:49

▲ EBN 경제부 세종정책팀 서병곤 기자.
고용노동부는 최근 국내 최대 베이커리 업체인 파리바게뜨에 대해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 4362명과 카페기사 1016명을 불법파견 형태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같은 고용부의 조치에 파리바게뜨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정부에서 내린 고용 명령을 따르자니 비용 부담이 커지고, 따르지 않으면 530억원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 고발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는 법적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설령 소송에 나선다 하더라도 정부를 상대로 승소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번 고용부의 결정으로 관련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고용부가 뚜레쥬르 등 일부 브랜드의 불법파견 여부도 들여다 볼 방침이어서 자칫 파리바게뜨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로서는 많은 수의 외주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은 물론 이에 따른 인건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재계에서는 고용부의 이번 파리바게뜨 직접고용 명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패러다임인 '소득주도 성장'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계의 소득을 늘려 소비활성화→생산·투자 확대→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성장 방식의 소득주도 성장을 구현하기 위해 비정규직 제로화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미 소득주도 성장 정책 중 하나인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추진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에 울상을 짓고 있는 상태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7530원)을 올해보다 16.4% 올리면서 내년 인건비가 16조2151억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원하는 대로 정규직 전환 확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 성사된다면 기존 노동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 증가로 신규 고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될 경우 조사 대상 기업의 56%가 '신규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감원하겠다'와 '사업을 접겠다'는 기업도 각각 41.6%와 28.9%에 달했다.

이는 통계청 조사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숙박·음식업의 8월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만명 감소했다. 6월(-3만8000명), 7월(-1만8000명)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숙박·음식업의 이같은 고용 감소는 내년부터 현실화될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업의 인건비 부담 증가가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근로자의 임금이 올라 갈수록 그만큼 기업 이윤이 줄어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임금상승은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우리 성장동력인 수출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가계의 소득을 늘려 주겠다는 정부의 행보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기업들이 받은 타격은 되레 소득주도 성장에 제동을 거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장단점이 공존하는 소득주도 성장을 한쪽으로 치우쳐 실현시키는 것은 우리경제에 독(毒)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정부로서는 노동자와 기업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관련 정책을 재수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