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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엑소더스-끝] 위기를 기회로, 포스트 차이나 뚫어라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 공들이는 자동차·화학·유통업계
시장 다변화, 자본 및 경영 현지화, 기술·자원의 자주화 필요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등록 : 2017-10-07 06:00

한국 내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이른바 ‘중국의 사드 보복’은 갈수록 심화되는 형국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북한의 핵개발 및 미사일 발사로 사드 배치를 증강할 조짐이다. 중국은 이를 빌미삼아 경제·산업·무역 분야에서 다각도로 우리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 요인이다. 중국 사업을 철수하거나 현지 투자를 보류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계기로 우리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체질개선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산업계 영향 및 대응방안을 7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 주>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으로 인한 정치·외교·군사적 불안과 경제적 보복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앞으로 다가올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제2의 중국 시장이 될 수 있는 포스트 차이나를 발굴하는 일이 시급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치 외교적으로 국가 안보를 위한 확고한 정책 방향성을 정립하는 동시에 경제적으로는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시장 다변화, 자본 및 경영의 현지화, 기술과 자원의 자주화 등을 포함한 대외 경쟁전략 방향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먼저 포스트 차이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 구상을 통해 중국 외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서플라이체인 분산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 이미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를 진행한 국내 기업들은 생산된 제품을 유럽, 중동 등 제2의 국가로 수출해 판로를 모색하는 이른바 '차이나+1'전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생산기지 및 수출 타깃 시장을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등 국가들로 적극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LG화학, 한화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 등에 따른 돌파구로 인도 시장을 본격 노크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 중국 내 비지니스에서 고전을 겪자 인도 시장 진입을, 한화케미칼은 인도를 기반으로 한 염소화폴리염화비닐(CPVC) 수요처 확대를 꾀하고 있다.

LG화학은 인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마힌드라'를 대상으로 한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는 최근 전기차기술개발 프로젝트인 'EV2.0'을 추진하는 등 전기차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 유일하게 소형 전기차 e20을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전기차에 약 94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나설 만큼 향후 로드맵도 탄탄하다.

한화케미칼 역시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울산 석유화학산업 단지 내 제2공장에서 CPVC를 연산 3만톤 규모로 생산, 첫 수출국가로 인도를 택했다.

인도는 정부 차원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장려하면서 석유 화학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회사 측은 인도에 이어 내년에는 내수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CPVC 시장을 개척한다는 구상이다.

SKC와 일본 미쓰이화학의 폴리우레탄 합작사인 MCNS도 중국의 기업 견제를 피해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동남아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베트남 자동차업체인 '타인꽁'과 상용차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지분율은 50%로 현대차와 타인꽁이 각각 450억원을 투입했다.

베트남 닌빈성에 위치한 기존 승용차공장도 증설한다. 2020년까지 생산량은 연간 5만700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태국 또한 주목받고 있다. 태국은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불릴 정도로 아세안 지역 최대의 자동차, 전기·전자 생산기지다. 또한 우리나라를 포함해 12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아세안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했다 롯데마트 현지 철수라는 피해를 입은 롯데도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는 이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각각 13곳, 45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는 2021년까지 2조3300억원을 투자해 호치민에 '에코스마트시티'를 조성하고 복합쇼핑몰을 건설할 예정이다.

지난 5월부터 중국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결심한 신세계는 몽골과 베트남에 이마트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캄보디아와도 MOU를 맺었으며 라오스에서도 매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편의점 브랜드에 대한 투자로 중국 손실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국내 철강업계와 해운업계는 사드 배치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한다. 업계는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대중 철강 수출량도 적을 뿐만 아니라 현재 중국이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수입규제는 1건에 불과하다.

국내 대형 철강업체들은 아직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규제가 진행된 것이 없고 수출물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사드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해운업계는 해운 자체 영향보다 무역규제를 강화할 경우 이에 따른 물동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중국이 사드 보복조치로 수출량이 감소하면 해운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물동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한 운임하락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사드 보복조치 보다는 중국 선사들 대형화로 인한 국내선사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시급한 현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