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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웃도어 불황과 '패션 신호'

  • 송고 2017.09.29 10:00 | 수정 2017.09.29 09:22
  • 김언한 기자 (unhankim@ebn.co.kr)

스포츠웨어를 입고 도심의 회색 빌딩 숲을 거니는 모습은 삶의 여유를 표현한다. 경제활동에서 어느 때건 일탈할 수 있다는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패션의 역사는 경제 상류층의 스포츠와 맥을 같이 한다. 일상생활에 스포츠웨어를 입는 것은 스포츠에 탐닉할 수 있을 만큼 시간과 돈에 여유롭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였다.

대표적인 것이 폴로 스웨터다. 목이 둥근 폴로 스웨터는 본래 고급스포츠 폴로 경기를 상징하는 스포츠 의류였다. 평상복으로 정착하기 전에는 팔자 좋은 사람만 입을 수 있었다.

하지만 널리 보급되면서 이 옷이 내보내는 ‘특수한 신호’를 잃어버렸다. 더 이상 지위를 표현할 수 없게 됐다.

한 종류의 스포츠웨어가 널리 보급되면 또 다른 유별난 스포츠웨어가 인기를 끄는 현상이 나타난다. 보통 진입장벽이 더 높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고난이도 스포츠다.

최근 아웃도어 산업의 불황도 이같은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다.

아웃도어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본격 성장한 것은 2006년부터였다. 비교적 시장에 일찍 뛰어든 K2, 블랙야크, 레드페이스 등 국산 브랜드 외에 해외 브랜드까지 가세하며 2014년 정점을 찍었다. 매년 20% 이상 성장하던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 7조원대 규모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시장과열로 인한 특수성 훼손 탓에 2015년부터 대중들의 수요가 급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이 들여온 프랑스 아웃도어 '살로몬' 판매가 중단됐다. 휠라코리아도 시장에서 철수했다. LS네트웍스는 독일 아웃도어 브랜드 '잭 울프스킨' 사업을 접었다.

중저가 브랜드는 폐업이 속출하며 길거리에서 덤핑판매가 이뤄졌다. 모두 지나친 경쟁으로 수요 이상의 공급이 이뤄진 탓이다. 아웃도어 의류를 입는 것으로 여유에 대한 과시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아웃도어는 가을·겨울이 성수기지만 올해 시장 상황도 그리 밝지 않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올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10% 가량 줄어든 4조5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아웃도어 업체 중 하나는 불황 타개를 위해 골프웨어 시장에 진출한다고 한다. 다음 유행이 골프웨어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아웃도어 호황과 불황이 한국인들의 지나친 따라가기 열풍에 의한 것임을 생각할 때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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