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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통신판매중개업에 러브콜하는 까닭은?

소셜 '티몬·쿠팡·위메프'VS오픈마켓 '이베이·11번가·인터파크' 신경전
'판매자-소비자'간 분쟁 해결 의무없는 '중개업' 지위 두고 옥신각신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등록 : 2017-10-10 15:28

▲ ⓒ연합뉴스

#김호갱(28)씨는 얼마 전 유명 온라인몰 특가이벤트를 활용해 인테리어 가구를 구매했다. 새로 이사하는 집에 놓을 TV장, 침대, 소파 등이었다. 빠른 배송 후기만 믿고 안심하던 김씨는 정작 이사 후 2주가 지나도록 물건을 받지 못했다. 판매자와의 연락은 원활하지 않았고, 환불 요청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온라인몰에 항의를 했지만 판매자에 제재를 가할 법적 정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했다. '통신판매중개업' 문자 그대로 중개만 할 뿐 사업 주체로서의 법적 책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때 유통업계 혁신 모델로 평가받았던 '온라인 중개업'이 규제 회피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판매자-소비자'간 거품 없는 공정거래를 중개하는 데 중점을 둔 참신했던 유통 모델이 업체들의 소비자 피해 보상 의무를 외면하는 데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전자상거래 업계에 따르면 티몬·쿠팡·위메프 등 국내 소셜커머스 빅3가 모두 오픈마켓으로 업태 전환을 마쳤다. 수익성이 낮고 성장성이 둔화한 오픈마켓 시장을 높게 점쳤다기보단 자체적인 규제 완화 목적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신판매업 vs 통신판매중개업' 무엇이 다른가?
보통의 온라인쇼핑몰은 직접 상품을 매입해 소비자에게 판매·배송하는 '통신판매업' 방식을 따르고 있다. 상품에 대한 법적 책임은 모두 통신판매사업자인 해당몰에 있다.

반면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공간을 제공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지위를 갖고 있다. 중개의 틀을 차용한 이들 업태는 대규모유통업법과 전자상거래법의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고 있다.

관리·감독의 의무가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오픈마켓의 특성을 파악하는 전담 부서도 없는 실정이다. 가장 큰 맹점은 이들은 상품 거래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실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소비자 분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11번가, 인터파크 등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 구제 접수 건수는 8611건에 달한다.

오픈마켓 피해 구제 접수 건수는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5531건, 2015년 6701건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 급증세를 보였다. 여기에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프까지 소셜커머스 빅3가 오픈마켓 방식에 가세하면서 피해사례 증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셜커머스 "오픈마켓과 다른 노선…우린 책임서비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통신판매중개업=오픈마켓'이라는 공식은 오류가 있다는 입장이다.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프 3사는 모두 직매입 사업을 영위하는 통신판매업과 판매자를 통한 중개 역할인 통신판매중개업자 두 가지의 각 장점을 모은 '아이템마켓'이라는 진화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주장한다.

오픈마켓의 최대 장점인 파워 밴더(충성고객이 많은 인기 판매자)를 영입해 카테고리를 확대해 촘촘한 소비층을 확보하고, 직매입의 장점인 정확하고 빠른 배송, 안전한 CS(CustomerService) 프로세스를 통한 사후 관리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심산이다.

소셜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허술한 규제를 악용하기 위해 통신판매중개업자의 형태를 취하는 회피 행위를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풍부한 카테고리를 갖출 수 있는 오픈마켓의 장점을 가져오면서도 책임있는 CS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 오픈마켓 중심으로 움직이던 밴더(판매자)들의 합류 의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신판매중개업자라의 지위만 가지고 있는 오픈마켓 3사야말로 규제 사각지대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소비자원이 조사한 피해사례 통계만 살펴봐도 책임 회피의 의도가 있는지 읽을 수 있다. 반면 직매입 구조를 갖추고 있는 곳들은 중개 거래 상품일지라도 피해 발생 시 소비자 보상이 즉각 이뤄진 후 판매자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별도의 소비자피해보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 입장에서는 시장 파이를 갉아먹는 소셜커머스들의 변화가 반갑지만은 않고 소셜커머스의 진출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도 있겠지만 미비한 제도로 인한 피해가 부메랑이 되어 소비자에 돌아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