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황각규 공동대표 체제… 그룹 콘트롤타워 기대
조직 불투명성 해소 및 신 회장 지배구조 강화 노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동시에 조직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계기로 삼겠다.”(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실장)
롯데그룹이 불확실한 기업구조를 타파하기 위한 첫 걸음을 뗐다.
롯데그룹은 12일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경영혁신실 실장(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하는 롯데지주를 공식출범하고 지주회사체제로 본격 돌입했다고 선포했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 및 사실상 일본회사가 지배하는 구조로 불투명한 조직이라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까지 더해지면서 부정적 여론이 심화된 상태다.
황 사장도 이를 의식한 듯 “대표이사로서 어깨가 무겁다”라며 인사말을 통해 투명경영 확립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거듭 강조했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 부문이 합병된 조직이다.
롯데지주는 순수 지주회사로서 별도로 사업을 운영하는 일 없이 그룹 자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거나 경영평가 및 업무지원 등을 실시한다. 신규사업 발굴 및 기업 인수·합병(M&A)도 롯데지주의 역할이다.
주 수입원은 배당금, 브랜드 수수료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수수료는 각 회사의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15% 수준이다.
롯데지주는 두 명의 대표이사를 둔다. 사내이사로는 이봉철 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부사장)이 임명됐다. 사외이사는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및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 곽수근·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이다.
롯데지주는 가치경영실·재무혁신실·HR혁신실·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로 구성된다. 전체 임직원수는 170여명 규모다.
롯데지주의 자산은 6조3576억원, 자본금은 4조8861억원 규모다.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자회사는 총 42개사이며, 해외 자회사를 포함할 경우 138개사가 된다. 롯데그룹은 앞으로 공개매수 및 분할합병, 지분매입 등을 통해 편입 계열사 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의 새로운 심볼마크도 선보였다. 새로운 심볼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롯데그룹이 새롭게 제정한 비전인 ‘Lifetime Value Creator’의 의미를 표현했다. 이 비전에는 고객의 전 생애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롯데의 의지가 담겼다.
롯데지주 출범으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기존 50개에서 13개로 줄어들게 된다.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 단순화로 경영투명성 및 효율성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주주 중심 경영문화도 강화된다. 그간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에 대해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의 롯데그룹 경영권도 강화될 예상된다. 현재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13.0%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은 4.5%에 그친다.
지주사 출범으로 신 회장 체제를 공고히 하고 사실상 일본기업이라는 논란도 불식시키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황 사장은 “이번 지주사 출범은 국민에게 변화하고 혁신하는 롯데를 만들겠다고 약속 드렸던 것을 실현하는 본격적인 걸음”이라며 “100년 기업을 향한 롯데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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