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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항소심' 특검 vs 삼성…"1심 판결 수긍 못한다"

"형량 가벼워" vs "무죄다" 첫 공판부터 불꽃
항소심서 특검-삼성 '안종범 수첩' 증거능력 또 공방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등록 : 2017-10-12 19:02

▲ ⓒ[사진제공=연합뉴스]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특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이 날선 공방을 펼쳤다. 양측은 프리젠테이션(PT)을 통해 1심 판결의 오류를 지적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는 등 2심 재판 첫 날부터 날을 세웠다.

이날 재판에서는 경영권 승계 현안·부정한 청탁 존재여부,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 등을 놓고 1심 판결의 부당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검은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312호 중법정에서 열린 이 부회장 등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에서 1심 재판부가 '명시적 청탁'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에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어필했다.

특히 이날 특검은 1심에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지원 및 한국동계스포츠재단 지원과 달리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해 이 부회장과 삼성 수뇌부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항소의견을 밝혔다.

특검은 "다른 대기업에 대해서도 재단 지원 요구를 했다는 점을 들어 재단지원 관련 부정한 청탁이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며 "삼성은 다른 대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단설립은 일반적으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주도하지만 주체가 기업활동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제수석실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이 부회장 측 입장에서는 경영권 승계 지원의 부정청탁 대가로 지원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측 변호인단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재단 출연은 대통령의 요구에 의한 정당한 사회공헌 활동일 뿐이며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는 관련 없는 지원이라는 취지다.

2심에서 새로 변론을 맡게 된 이인재 태평양 대표 변호사는 "1심에서 포괄적 현안인 승계작업에 대한 묵시적 부정청탁을 인정했는데 이에 대해 인정할 수도 없지만, 묵시적 의사표시로 청탁을 주고받았다고 하면 공모자들의 청탁 존재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의 정유라에 대한 삼성의 승마지원으로 인해 직접적인 이득이 없었음에도 제 3자 뇌물이 아닌 단순 뇌물죄로 판단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국외재산도피죄가 유죄로 인정된 것도 무리한 법 적용이었다고 지적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 수첩 역시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다시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변호인단은 이와 관련 "안종범 수첩은 원진술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작성한 재전문서류(재전문증거)에 그친다"며 "단독면담에 참석하지 않은 안 전 수석이 대통령에게 전해들은 말에 의존해 작성한 것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안종범 수첩과 관련해 수기 내용이 진실인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날짜와 수기내용 자체는 하나의 사실이라며 재판에 참고할 정황증거(간접증거)로 채택한 바 있다. 당시 삼성 변호인단은 안종범 수첩의 작성 경위와 검찰의 수첩 입수 과정 등에 대해 문제삼으며 증거 채택에 반대해 왔다.

반면 특검은 안 전 수석의 수첩이 간접증거로 채택된 만큼 전문증거 법칙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이 수첩에 기재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는 만큼, 내용 자체는 입증이 필요한 증거가 아니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한편 이 날 재판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 최지성 전 부회장, 장충기 전 사장, 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 등 5명 피고인들이 지난 8월 25일 1심 선고 이후 48일만에 처음으로 얼굴을 비췄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 등 구속 피고인들도 모두 수의 대신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