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프, 발암물질 매트리스로 '케미포비아' 재점화

송고 2017.10.16 13:46 | 수정 2017.10.16 13:46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유럽서 살충제계란, 간염소시지 이어 발암물질 매트리스 파동

바스프 TDI속 디클로로벤젠 허용기준치 크게 넘어…시중으로 확산 우려

바스프의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설비. [사진=바스프]

살충제 오염 달걀, 간염 소시지, 발암물질 생리대 등 전 세계적으로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유럽에서 발암물질 매트리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BASF)가 생산하는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에서 기준치가 훨씬 넘는 발암물질이 검출되면서 케미포비아 현상에 다시금 불을 붙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6일 바스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바스프는 침구용 매트리스, 차량 시트, 쿠션 등 다양한 생활용품 제조 원료로 공급해온 TDI 속의 유독성 물질인 디클로로벤젠 농도가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것을 발견하고 이를 회수하고 있다.

디클로로벤젠은 피부,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염증과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심한 경우 암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프가 지난 8월25~9월29일 약 한 달간 생산한 7500톤 규모의 TDI에서는 디클로로벤젠의 농도가 수백pp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클로벤젠의 허용기준치는 3ppm에 불과하다.

정기점검에서 이를 발견한 바스프는 5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회수작업에 나섰다. 5000톤 가량은 아직 매트리스 등의 제품 생산에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나머지 2500톤은 이미 가공제품에 사용되는 등 구체적인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바스프 관계자는 "TDI가 바로 완제품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중간재 업체에서 가공이 된 이후에 재판매되기 때문에 현재 판매처를 트래킹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제 배송망을 통해 유럽 이외의 대륙으로 원료가 판매됐거나 완제품 생산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독일 ARD 방송은 "소비자는 물론 매트리스 등의 완성품 제조·판매업체들도 혼란해 하며 바스프에 대한 불안감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바스프 관계자는 "원료는 유럽 내에서만 판매됐고, 한국으로는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시간상 8~9월 생산분인 만큼 원료를 가공해서 완제품까지 적용돼 시중에 유통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제가 생긴 TDI 설비도 가동을 중단하고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지속적으로 발생한 사건들이 케미포비아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우려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살충제 달걀 파동, 발암물질 생리대 논란으로 관련 업체들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내수 소비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인 만큼 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제품에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 등을 제대로 명시하고 검증해 처벌 규정 등을 확실히 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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