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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입주직원들의 하소연

  • 송고 2017.10.17 10:35 | 수정 2017.10.19 12:55
  •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다는데, 마곡지구로 인력을 집중 입주시키기 전에 직원들 사전 수요조사 정도는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출퇴근 거리가 멀거나 오른 집값으로 인해 마곡 일대에 터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어쩌라는 겁니까."

"입주는 했지만 실험실 셋업(Set-up)도 안돼 있고 내부 기반시설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라 온갖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섞인 공기만 마셔 두통에 시달리네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LG사이언스파크에 울려퍼지고 있는 불만 가득한 '파열음'들이다.

이곳은 축구장 24개를 합친 17만㎡ 부지에 연면적 111만㎡ 규모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R&D센터다. LG사이언스파크의 전체 16동 건물 중 6개동이 완공된 가운데 LG전자 연구원 9000여명이 지난 10일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LG그룹이 4조원을 투자한 이곳은 LG의 성장엔진을 발굴하는 곳이자 연구와 핵심·원천기술 개발 등 미래산업의 핵심이 될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오는 2020년이면 총 2만2000여명이 운집한다.

그런데도 이곳을 마곡지구의 대규모 '랜드마크'라 보기엔 어딘가 어설프기만 하다. 추진 과정을 살펴보면 당분간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먼저 이번 LG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하게 될 각 계열사 R&D 부문 사업부의 인력 이동과 관련해 보다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그룹 일각에서 나온다. 쉽게 말해서 이번 입주는 무작위 차출과 일방적 통보로 이뤄졌다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입주 대상별 설문 및 수요예측 조사, 그리고 지리적 특성에 의한 수요 추정 등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불만들이 적지 않다.

LG그룹 계열사 한 직원은 "각 계열사의 연구직 인력들이 순차적으로 입주하게 되는데 사전 지리적 조사 등을 거치지 않고 덩치가 작은 R&D팀 위주로 마곡지구로 보낸 것으로 안다"며 "출퇴근 여건이 더욱 좋아진 직원들도 있겠지만 반대로 고향집이 멀어지거나 새롭게 터를 잡아야 하는 직원들에게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이번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이동과 관련해 연구개발직 직원들에게 무보증신용대출을 지원했다. 매매나 전세 상관없이 혼자 이동 시 3000만원, 기혼자 중 가족 이동은 5000만원을 무이자 10년 상환으로 지원했다.

지역의 경우 타 지역에서 마곡지구 근처로 이동하는 것을 조건으로 서울을 포함해 △부천 △광명 △하남 △구리 △김포 △파주 등에 거주하는 직원들이 지원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미 입주를 마쳤거나 입주 대상인 직원들은 아직까지 골머리를 앓는 눈치다. 서울 강남권 못지않은 강세를 보이는 마곡 일대의 집값 때문이다. 실제로 인근 부동산은 LG사이언스파크 입주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

마곡엠벨리 7단지의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시세가 최근 몇개월 사이에 5000만원 상승한 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또 오피스텔 월세도 전용면적 50㎡를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5만원 가량 올랐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LG디스플레이 R&D센터, 안산의 LG이노텍 R&D센터에서도 연구 인력이 옮겨오며 임대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미흡한 내부 기반시설이나 시스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반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예정된 입주일에 맞춰 무리한 진행을 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

또 다른 LG계열사 직원은 "직원들 중에는 임신한 여직원들도 적지않고, 출산을 계획중인 사람들도 많다"며 "지금처럼 공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직원들을 입주시키면 건물에서 하루종일 근무하는 인력들이 각종 공기중 유해물질들을 마시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식당 줄서기와 같은 편의시설을 포함해 부족한 주차장, 복잡한 셔틀버스 대란 등 교통 요건도 큰일"이라며 "공사가 아직 진행중인 상태에서 들어오게 돼 각종 설비 성능 점검이나 확인을 전혀 할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 12일은 LG그룹 최고경영진 및 임원 400여명이 모여 임원세미나를 개최한 날이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달부터 입주가 시작되고 있는 LG사이언스파크를 통해 LG의 미래사업을 이끄는 기술 융복합 성공사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이 말하는 '기술 융복합 성공사례'는 LG의 미래사업을 이끌기 위한 지상과제이자 숙명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가능성의 '시작과 끝'을 쥐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LG사이언스파크이다.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수많은 R&D 인력들이 미래 개척을 위한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LG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강조하던 '인화(人和)'와 '인간존중의 경영'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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