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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렬의 금융이야기] "우리인 듯 우리 아닌, 우리 같은 은행"

이송렬 기자 (yisr0203@ebn.co.kr)

등록 : 2017-11-10 10:36

▲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됐다는 문구와 검찰 압수수색 결과를 기다리는 취재진. 상반된 분위기가 형성된 이곳은 우리은행 본점 로비입니다.ⓒEBN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됐다는 문구와 검찰 압수수색 결과를 기다리는 취재진. 상반된 분위기가 형성된 이곳은 우리은행 본점 로비입니다.

우리은행은 최근 60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의 업무를 수행할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됐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국민연금기금의 국내 투자자산을 보관, 관리하는 수탁은행으로 낙점되면서 경사가 계속되는 모양새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국정 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우리은행 신입행원 채용과 관련해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을 던졌습니다. 주요 보직에 있던 임원들이 직위 해제 됐고 이광구 우리은행장까지 사임 의사를 밝히는 등 우리은행 분위기는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 이송렬 기자/경제부 금융팀ⓒEBN
대개 보통의 사람들은 기쁜 일보다는 슬프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더욱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하나로 똘똘 뭉치게 됩니다. 하지만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었던 당일 기자는 특이한(?) 상황을 보게 됐습니다.

로비 엘리베이터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취재진을 본 우리은행 직원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는데요.

다수 직원들이 카메라를 피해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는 반면 일부 직원이 수많은 카메라와 사진기가 신기했는지 사진을 찍었습니다.

우리은행이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사진을 찍는 직원들은 몰랐을까요. 내부직원이기 때문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큰 조직이기 때문에 "나만 아니면 상관없지"라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최근 진행했던 신입행원 면접 당시 우리은행을 찾은 한 지원자에게 우리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나만 아니면 상관없지 않겠느냐"고 답했던 지원자가 생각납니다.

그 지원자의 마음과 사진을 찍던 직원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은행을 진심으로 생각하겠지만 직원 혹은 지원자 본인에게는 해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겠지요.

우리은행은 전날 임원추천위원회에 정부 측 인사를 포함시키지 않겠다고 밝히며 완전한 민영화의 길에 한 발 더 들어섰습니다.

되돌아 온 민영기업으로 다른 시중은행들과 공정하고 열띤 경쟁을 펼쳐야 하는 지금, '우리'직원과 우리은행은 믿고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의 신뢰를 잡는 것이 우선순위겠습니다.

▲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전경.ⓒ우리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