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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중국서 동남아·중동으로 '궤도수정'

  • 송고 2017.11.14 07:54 | 수정 2017.11.14 07:58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대통령 인니 경제사절단에 롯데·CJ 유통기업 참여

투자유망국에 동남아 대거 선정…할랄식품 1800조원 시장

이마트 베트남 고밥점.

이마트 베트남 고밥점.

사드 보복으로 중국시장에서 크게 데었던 식음료업계가 새로운 대안처로 동남아, 중동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인구 수가 많고 경제성장률이 높아 진출 기회가 많으며, 무엇보다 한류 인기로 한국상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14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소비재산업의 새로운 진출 지역으로 인도네시아가 가장 매력적인 국가로 꼽히고 있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의 인니 국빈방문에 동참한 경제사절단에는 롯데마트, 롯데쇼핑, CJ 등의 소비재 유통기업이 다수 참여했다. 그만큼 인니 소비재 유통시장이 수출 및 현지화에 매력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니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연평균 5%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했다. 월드뱅크(세계은행)에 따르면 인니 총인구 수 2억5000만명 가운데 54%가 연소득 370만원의 중산층이며, 총인구의 60%가 35세 미만의 젊은층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인니의 소매유통 시장규모는 2007년 795억달러, 2012년 1185억달러, 2016년 3240억달러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현지 소매업협회는 소매매출액 규모가 연간 10~20%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인니의 유통채널은 현대적인 곳과 전통적인 곳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현대적 유통시장은 16%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국내시장 포화에 따라 2008년 새롭게 떠오르는 인니시장에 진출했다. 네덜란드계 인니 대형마트 체인인 Makro 19개점 지분을 100% 인수한 것.

[자료=코트라,월드뱅크]

[자료=코트라,월드뱅크]

2010년 8월 소매 1호 점인 간다리아점을 오픈했으며 2014년 인니 남부 자카르타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끄망(Kemang)에 지점을 오픈하는 등 현재 인니 전역에 3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 유통기업 큐텐(Qoo10)은 현지에 사이트를 오픈해 2016~2017년 월평균 120만명이 방문했으며, 2016년 거래량은 25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협회 자카르타지부 김태우 과장은 "인니는 대형마트 점유율이 아직 전체 소매시장의 낮은 수준이어서 그만큼 진입 가능성도 높다"며 "현지 고객 특성을 반영한 철저한 현지화와 현지 업체와의 차별화를 두어 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른 동남아 국가도 세계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UN 직속기구인 UNCTDA(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이 2016~2018년 투자 유망국으로 꼽은 15개국 중 인니 9위, 말레이시아 10위, 필리핀 11위, 미얀마 14위, 베트남 15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국가는 대부분 선진국으로, 개도국 중에서는 동남아가 가장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동남아의 성장성을 일찍 간파하고 가장 활발히 진출한 기업은 CJ그룹이다. 식품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해외 56개 생산사업장 중 22개 사업장이 인니, 베트남, 필리핀,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 위치해 있다.

CJ그룹은 식품뿐만 아니라 사료, 물류, 엔터테인먼트 등 핵심부문을 통해 종합적으로 동남아시장의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2015년 이마트는 베트남 경제수도 호치민시의 최고 인구 밀집지역이자 최대 상권인 고밥에 매장을 열렀다. 2개층 총 1만578㎡(3200평) 규모이다.

고밥점은 이마트의 동남아시아 지역 첫 번째 점포로서,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6.5%에 이를 만큼 성장속도가 빠른 베트남 시장의 공략뿐만 아니라 라오스·인도네시아·미얀마 등 동남아 신흥국 진출의 전략적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고밥점은 현지에 부족한 전문 푸드홀과 키즈 스포츠 클럽, 잉글리쉬 클럽 등 현지 유통업계 최초의 테마형 편의시설을 함께 선보여 현지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동남아와 함께 새로운 유망 수출지역으로 중동도 각광받고 있다.

중동지역의 총 인구 수는 약 15억명이며,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인이어서 이 지역에 공급되는 식음료는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할랄(halal)은 아랍어로 '허용한다'는 뜻이다. 할랄식품에는 이슬람 율법에서 금지하는 돼지고기과 술 등이 포함돼서는 안된다.

할랄식품의 규모는 연간 10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2018년에는 1800조원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할랄식품 수출규모는 7억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 정권에서는 할랄식품 수출 규모를 올해까지 12억달러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삼양식품은 히트작 불닭볶음면의 할랄인증을 통해 이슬람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이밖에 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광동제약은 생수시장, 카페베네는 커피점시장, CJ는 영화관 등 문화콘텐츠시장, 더페이스샵·미샤·참존·토니모리·에이블씨엔씨는 화장품시장에 진출했거나 타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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