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없는 DGB금융으로 피인수…시너지 기대
노조 매각 반대·낮은 수익성 등 해결해야
하이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온지 약 1년 반 만에 마침내 주인을 찾게 됐다. DGB금융지주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대구·경북을 거점으로 DGB대구은행, DGB생명보험 등을 운영하는 금융지주사다.
하이투자증권은 작년 상반기부터 매물로 나왔지만 좀 처럼 매각전에 불이 붙지 못 했고 가격 대비 인수 매력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도 한 켠에서 나왔었다.
난항 끝에 찾은 하이투자증권의 새 주인에 대해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가 없는 금융지주인 DGB금융지주에 인수되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DGB금융지주는 계열사로 증권사를 거느리게 되면서 종합 금융지주사로 발돋움하고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전혀 무관한 산업이 아닌 금융지주로 편입되면서 지주와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하이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일단 노조와의 문제다.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노조와 합의 없는 이번 매각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반대하는 핵심은 이번 매각이 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수의계약이라는 점에서 고용보장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노조는 5년 고용보장과 함께 단협승계, 현대중공업 계열사로서 유지됐던 지원의 지속을 요구하고 있다.
고용안정이 최우선인 노조 입장에서는 당연한 요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조선업 등 어마어마한 규모의 제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의 증권 계열사에서 지방 금융지주의 증권 계열사로 위치가 바뀌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현대중공업 계열사로서의 지원 지속 요구는 다툼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이러한 노조와 새 주인인 DGB금융지주와의 화학적 결합, 상생도 하이투자증권이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낮은 생산성도 하이투자증권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이투자증권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지난 2011년 이후 평균 0.8%로 지극히 낮다. 과거 6년 동안 자기자본 100원으로 1원에도 못 미치는 0.8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이 증권사가 없는 금융지주로 인수되면서 적합한 주인을 만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의 기대대로 하이투자증권이 새 주인과 함께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산적한 문제들을 잘 해결하고 심기일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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