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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폐암신약 '올리타' 가격파괴 시동

한미약품, 15일부터 폐암치료제 '올리타' 월7만원대 공급
최저가 공세에 월1000만원 '타그리소'도 약값 협상 타결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등록 : 2017-11-14 15:30

▲ 암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본사 앞에서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건강보험공단의 말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의 약가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폐암치료제 시장에 가격파괴가 시작됐다.

오는 15일부터 국산 비소세포폐암신약 '올리타정'의 가격이 연간 100만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월 1000만원을 호가하던 고가의 경쟁약 다국적사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도 연내 가격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폐암신약 올리타정에 오는 15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한미약품은 최근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상을 통해 올리타정을 한 달 기준 150만원에 등재했다. 환자부담금은 올리타 가격의 5%인 월 7만5000원이다.

건강보험 적용 전 올리타정 비급여 약값은 한 달 기준 750만원이었다. 약가 지원 프로그램(선지급 후환급 방식)을 이용할 시 환자부담금은 매달 150만원 수준이었다.

올리타정은 국내 개발 신약 최초 폐암치료에 사용하는 3세대 표적항암제다. 내성 발현으로 치료제가 없는 말기 폐암 환자들에게 사용된다. 식약처는 환자의 치료기회 확대 차원에서 임상 2상을 마치고 지난 2016년 5월 한미약품에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

한미약품은 보험급여 협상 당시 시장의 예측치보다 2배가량 훨씬 저렴한 약값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8할을 독점하고 있는 다국적사 타그리소의 높은 장벽과 임상 3상시험의 성패가 관건인 조건부 허가라는 리스크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한국과 중국에서 올리타정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연내 국제학회에 참여해 올리타의 진전된 무진행생존기간(PFS) 결과와 뇌전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우수한 약효를 확인한 새로운 임상 결과를 발표해 안전성 문제를 불식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급여화를 통해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크게 줄여주고 건보재정 건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리타의 저가 공세가 예고되면서 연간 1억원이 넘는 고액의 치료비 부담으로 말기 폐암 환자들의 원성을 샀던 타그리소 가격도 조만간 대폭 줄어든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타그리소가 글로벌 시장가격 준수를 명분으로 폭리를 취한다는 시각이 있었다. 정확한 환자부담금 산출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기존보다는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타그리소는 전세계 최초 3세대 폐암신약이다. 이미 임상 3상을 마친 상태로 뇌전이 등 중추신경계 전이를 동반한 환자에게도 효과를 입증했다. 미국식품의약품안전처(FDA)과 유럽의약품청에서 승인을 받고 전세계 40개국에서 처방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건강보험공단과 3차례에 걸친 진통 협상 끝에 약값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구체적인 적용 시기와 약값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리타정보다 3배가량 높은 수준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기존 월 1000만원을 호가했던 데 비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최저가 공급에 나선 올리타정과 가격을 대폭 낮춘 타그리소가 국내 폐암치료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면서 비싼 약값을 빚으로 충당해온 가난한 말기 폐암 환자의 치료 선택의 폭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환자 생명을 볼모로 폭리를 취한다는 시각도 있었는데 이번 보험급여 협상에서 예상보다 파격적인 약가가 형성되면서 환자단체와 현장에선 다행이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