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제약·바이오株, 주가 많이 뛴 종목이 실적도 좋을까

송고 2017.11.16 13:42 | 수정 2017.11.16 13:42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올 들어 제약·바이오株 144개 종목, 평균 25% 상승

650% 급등한 신라젠, 3년 연속 적자…"미래가치 면밀히 따져야"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픽사베이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제약·바이오주가 3분기 최대 실적을 내면서 실적도 주가를 지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주가 상승률과 실적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아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주 144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25.30%에 달했다.

해당 기간 동안 셀트리온제약이 154.58% 올라 두 번째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제약은 3분기 영업이익이 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151.76% 급등해 주가 상승률 3위를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영업이익으로 204억원을 올리며 흑자전환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기록했지만 마침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주가 상승률 4, 5위를 기록한 한미사이언스(122.97%), 한미약품(121.02%)도 3분기 실적이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한미사이언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3.1% 증가한 127억원으로집계됐다. 한미약품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1.2% 급증한 27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률에 비해 실적이 형편없는 경우도 있다.

해당 기간 동안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제약·바이오주는 신라젠이다. 신라젠은 1월 2일 1만2950원이던 주가가 이달 9만6900원까지 치솟아 무려 648.26% 급등했다.

그러나 신라젠은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지난 2014년 이후 단 한 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다. 2014년에는 1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5년(-237억원), 2016년(-468억원) 등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371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6년 3월에 설립된 신라젠은 차세대 항암치료제의 연구 및 개발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작년 12월 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올 들어 주가가 113.19% 급등한 애니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애니젠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흑자전환했지만 규모가 미미하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2307만원, 2분기 3억원, 3분기 1억원으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억23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는 셀트리온처럼 실제로 약이 시판돼 실적을 보는 종목이 있고 신라젠처럼 임상 시험 중이라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가치를 보는 종목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당장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가치를 본다고 하더라도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한 임상 시험의 구체적 진행 상황과 진짜 시장성이 있는지 여부와 있다면 잠재적 실적 규모를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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