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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보다 '집안일'로 진통 앓는 재계 오너 일가들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 조용한 생일…신동빈 재판 변수도 고민
한화 3남 '김동선 일탈', 그룹 이미지에 타격
대한항공 '땅콩회항' 논란에…조양호 회장 '인테리어 비리' 겹쳐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등록 : 2017-11-23 16:31

▲ ⓒ[사진제공=연합뉴스]

재계의 연말 정기 조직개편·인사가 속속 단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이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년 같으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등에 여념이 없어야할 시기에 때 아닌 '집안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오너 일가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횡령 배임혐의 재판 등 갖가지 논란·구설에 휘말리며 재계가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만 95세 생일을 맞은 재계 5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신동빈·신동주 두 아들과 함께 롯데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 받고 1심 선고를 기다리는 처지다.

신 총괄회장은 생일을 맞았지만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3부자 뿐 아니라 장녀 등 일가족이 한꺼번에 법의 심판대에 오른 데다 사실상 '2인자'로 불리는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과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사장)도 각각 징역 5년을 구형받았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은 경영권 분쟁의 결과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롯데그룹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 했고, 결국 검찰 수사를 거쳐 일가족이 법의 심판대에 서는 처지까지 전락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집무실 겸 거주지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 신관 34층에서 생일을 보냈다. 지금까지 신 총괄회장은 매년 생일을 가족과 함께 보냈다. 그러나 2014년 시작된 경영권 분쟁 이후 온 가족이 함께 모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내부의 긴장감도 팽팽하다. 12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지만 신동빈 회장과 주요 경영진의 재판으로 인해 인사 시기와 폭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고 결과에 따라 자칫 총수 부재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룹 측은 매년 연말 진행되던 정기인사도 차질없이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최종 인사권자인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이후의 전개 방향은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재계에서는 정기 인사, 중국 마트사업 매각, 면세점 사업 정상화, 계열사 상장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롯데의 경우 총수의 실형만은 피해야한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계 순위 8위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씨(전 한화건설 팀장)의 '변호사 폭행사건'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처지다.

김승연 회장은 폭행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자식 키우는 것이 마음대로 안되는 것 같다. 아버지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무엇보다도 피해자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최근 실시한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김 전 차장의 형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의 경영권 승계수업에 속도를 낸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세 아들의 경영권 승계구도에도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재계 순위 13위인 한진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2014년 12월)의 꼬리표를 여전히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양호 회장이 호텔 신축 공사비 일부를 빼돌려 자택 인테리어 비용으로 쓴 혐의로 경찰 조사를 거쳐 검찰로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땅콩회항 사건 논란은 약 3년만에 또다시 이슈로 부각됐다.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이 업무에 복귀한 뒤 불이익을 받았다며 조현아 전 부사장과 회사를 상대로 지난 20일 법원에 부당징계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 하지만 대한항공은 부당하게 차별하거나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다며 반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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