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vs 필립모리스, '편의점 혈투' 최후 승자는?

송고 2017.11.30 15:13 | 수정 2017.11.30 17:08
김언한 기자 (unhankim@ebn.co.kr)

KT&G '릴' GS25서 품귀현상 지속…양산 차질 없으나 희소성 마케팅

필립모리스, CU 이어 GS25로 판매처 확대…전자담배 수요 집중지 서울 공략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KT&G 본사사옥 전경.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이 초반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필립모리스를 중심으로 경쟁사들의 견제가 강화되고 있다.

선두주자인 필립모리스는 릴의 유일한 판매처인 GS25에 12월부터 '아이코스'를 공급한다. 경쟁사 제품의 흥행을 견제하는 한편, 릴의 물량이 부족해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의 대체수요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KT&G 릴이 GS25를 판매처로 삼으면서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편의점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를 GS25에서 판매할 경우 모든 대형 편의점이 아이코스를 취급하게 된다. 특히 경쟁사 KT&G는 서울지역에 한정된 GS25에 한해 릴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물량이 부족해 다수의 소비자가 발길을 돌리는 상황에서 이를 일부 흡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GS25 서울 소공점 관계자는 "KT&G의 릴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지만 제품이 이미 매진돼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많다"며 "제품 공급이 하루 10개로 한정돼있어 제품이 들어오는 오후10시 이후가 아니면 구매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필립모리스의 견제에 직면한 KT&G가 언제 릴의 공급을 늘려 대응할지에 달려있다. KT&G는 현재까지 일종의 '희소성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수요보다 공급을 크게 낮춰 이슈를 이끌어내는 전략이다.

글로와 던힐 네오스틱.[사진=BAT코리아]

이를 위해 서울 내 점포 수가 가장 많은 GS25에 한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GS25는 서울에서도 상권우세 지역에 주로 입점해있어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적합하다. KT&G에 따르면, 현재 서울지역 GS25에 하루 평균 2대씩 릴이 공급된다.

실제 릴을 생산하는 전자기기 부품 전문업체 이엠텍의 제품생산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엠텍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릴 물량이 부족한 것은 KT&G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릴뿐만 아니라 전용담배 '핏' 역시 현재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핏은 대규모 생산라인을 갖춘 신탄진공장에서 생산된다. 신탄진공장은 KT&G가 보유한 국내 3개 공장(신탄진·영주·광주) 중 가장 큰 규모의 공장이다. KT&G 전체 물량 중 약 60%를 소화한다. 핏 역시 물량을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KT&G는 경쟁사들의 견제가 강화됨에 따라 판매처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3사 중 하나인 BAT(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 역시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기기 '글로'와 전용담배 '던힐 네오스틱'의 판매처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전국 17개 도시 약 1만6000개 매장에 제품을 공급한다. GS25 편의점뿐만 아니라 CU와 세븐일레븐에서도 제품을 판매한다.

KT&G 관계자는 "판매처 확대에 대해 고려 중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아이코스는 대다수 편의점 외 면세점에서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GS25 입점이 릴에 큰 영향은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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