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12월 16일 17:09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기자수첩] 잇따른 증권가 '깜짝 인사'의 득과 실

IBK證 신임 사장 내정자 김영규,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 정지원 등
'낙하산 인사' 논란 피하기 위한 포석…전문성·무원칙 논란은 숙제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등록 : 2017-12-05 10:57

▲ 이경은 EBN 경제부 증권팀 기자
"누구라고요? 전혀 예상 못 했는데..."

지난달 29일 IBK투자증권 차기 사장으로 김영규 전 기업은행 IB그룹 부행장이 내정됐을 때 여기저기서 흘러나온 말이다.

하마평에 오른 인물도 아닐뿐더러 그 동안 IBK투자증권 역대 사장들과 경력 면에서 궤를 같이 하는 인물도 아니어서 더욱 놀라움을 안겼다. 김 내정자는 IBK투자증권 창립 이래 최초의 비(非) 증권맨 출신 사장이자 최초의 기업은행 출신 사장이다.

역대 IBK투자증권 사장들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하나는 증권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증권 전문가 출신, 또 다른 하나는 '코드 인사' 논란의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애초에 IBK투자증권 차기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물은 정기승 한양대 특임교수였다. 지난 19대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 금융제도개선특별위원장을 맡았고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민주당에서 표창까지 받은 정 교수가 하마평에 오르기 시작하자 또 '낙하산 인사'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것인지 신성호 사장의 임기가 지난 9월초 만료됐지만 좀처럼 차기 사장을 선임하지 못했던 IBK투자증권은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올해 증권가에서 '깜짝 인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금융감독원도 사실상 내정 분위기였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대신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선임됐다. 한국거래소는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제치고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대표가 신임 이사장이 됐다.

정권이 바뀌고 또 요직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의 한 가운데 있었던 기관들은 깜짝 인사 발탁으로 '낙하산·코드 인사' 논란을 일정 부분 잠재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낙하산 인사 논란은 비켜갔어도 전문성과 무원칙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김 내정자는 증권업 경력이 전무하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신임 이사장을 뽑으면서 사상 최초로 추가 공모에 나섰고 추가 공모로 지원한 정지원 당시 한국증권금융 대표가 결국 신임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조직의 규모와 상관없이 한 조직의 수장이 조직구성원들에게 신뢰를 받고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서는 수장을 뽑는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이어야 할 것이다. 낙하산 인사뿐만 아니라 '깜깜이 인사'가 사라져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