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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매각' 우려되는 대우건설...도대체 무슨 일이?

현실성 떨어지는 "신속하게 비싸게" 매각 분위기
뚜렷한 M&A 철학 없는 대주주 산은 성토 높아져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7-12-05 15:09

▲ 대우건설 서울 종로 본사.ⓒ연합뉴스
대우건설 졸속매각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우건설의 기업가치 및 예상 매각가격은 오랜 업황 부진 및 정부 규제 리스크로 과거보다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주주 KDB산업은행은 뚜렷한 매각방향을 잡지 못한 채 조속매각 원칙과 헐값매각 회피라는 두 대전제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형국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주간사인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는 산은의 비금융자본 조속매각 원칙에 따라 이달 내 본입찰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본입찰이 성사된다 해도 오는 2018년 하반기에나 모든 매각절차 완료가 가능하다.

현재 대우건설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나 정부 규제나 시황 침체로 언제 또다시 부실화될지 장담할 수 없다. 이 경우 대우건설의 10조원이 넘는 덩치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산은으로서는 조속히 매각하는 게 혈세낭비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이다.

문제는 산은 방침대로 조속매각을 추진할 경우 제값을 받을 수 있느냐 여부다. 7년여를 산은이 관리해온 만큼 제 가격을 받지 못한다면 오히려 혈세낭비 논란이 격화되기 때문이다.

앞서 산은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친 지분 획득으로 총 3조1785억원을 들여 대우건설의 대주주가 됐다. 당시 주가는 주당 1만8000원대였다.

이를 감안하면 산은이 원하는 매각가격을 맞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주당 1만3000원대는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지난 4일 종가기준으로 5570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경기 전망도 좋지 않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규제 정책을 지속하는 데다 최근에는 금리까지 인상됐다. 이 경우 대우건설의 주력인 주택사업도 위축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매물로서의 가치는 현재로서는 떨어지는 실정이다.

실제로 대우건설 인수희망자로 나선 유일한 국내 건설사인 호반건설도 원래 회사 가치의 절반도 안 되는 1조4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이 최종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하더라도 대우건설과 매출규모에서 10배가량의 차이가 난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으로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뱉어냈던 흑역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처럼 해외사업 노하우도 없다.

호반건설 외 나머지 인수후보는 해외 건설사 내지 사모펀드다.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한국업체들을 위협하는 중국계라는 점이다. 따라서 글로벌 수준의 국내 건설사 기술과 영업 노하우가 유출될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산은이 내세우는 시장가격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점이다.

산은 측은 시장가격에 대우건설을 팔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는 적어도 2조원 이상의 가격으로 과거 지분을 사들였을 당시를 염두에 둔 것이다.

현재 시황과 내년 전망 등을 감안해 1조원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인수후보들과의 인식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대우건설 당사자나 노동조합의 인식과도 차이가 난다.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물론 하루빨리 회사를 매각해야 한다는 것은 노조 생각도 별 차이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나 노조의 가장 큰 관심사는 주인이 누가 되느냐인데 막상 산은 측은 새주인의 재무구조나 비전 등에는 관심이 없고 매각시기와 가격규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상황에 신속하게 팔되 제값까지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며 "산은이 현재처럼 뚜렷한 원칙이 없고 사후 책임을 미루려는 듯한 모습을 유지하면 과거 실패한 금호타이어나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내지 매각 사례가 되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