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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은 5G 선도국가가 될 수 있을까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등록 : 2017-12-07 11:08

"'일단 하고 보자'는 정신이 결과적으로 한국을 이동통신 선진국으로 만들었다."

최근 통신업계 한 관계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놓고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결국 한국이 5G 시장을 선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기술표준이나 주파수, 장비, 단말 등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지만 '5G 조기 상용화'라는 미명 하에 정부와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일찌감치 홍보에 나섰다.

정부는 당장 2019년 상반기 5세대(5G)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 의지를 밝혔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가장 먼저 5G 서비스를 선보여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눈에 보이는 5G 서비스'를 펼쳐보인다는 목표다. 아직 기술표준조차 확정되지 않았지만 5G 시대가 열 수 있는 미래 기술들을 올림픽을 통해 먼저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평창올림픽 5대 목표 중 하나로 'ICT 올림픽'를 선정한 정부는 IoT, AR, VR 등 5G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첨단 ICT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곳곳에 체험관을 마련했다.

이동통신사들도 5G 기술 개발과 서비스 시연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평창올림픽 통신 부문 공식 후원사인 KT는 평창을 5G 기술 경연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만반의 준비에 나섰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5G급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외적 홍보와는 별개로 실제 5G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직 5G 관련 기술표준도 확정되지 않은데다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주파수 할당을 두고도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5G 필수설비 공유 등 기술적인 문제와 관련된 이통3사의 분쟁도 쉽지 않은 문제다.

또 정부가 이통사들에 5G 조기 상용화를 채근하고 있는데 비해 정부 차원의 투자나 지원책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영민 과학기술정통부 장관은 우리나라 5G 통신망 구축과 관련산업 진흥을 위해 5G 주파수 경매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년 5G 주파수 경매 세부 방안을 두고 정부와 이통사들은 벌써부터 긴장 상태다.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기술표준도 변수다. 5G 기술을 주도하려면 국제 표준을 선점해야 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2019년 세계전파총회(WRC-19)를 통해 5G 표준 주파수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는 글로벌 주파수 표준 확정 이전인 2018년에 국내 표준 주파수를 확정할 예정이라 이 부분도 부담이다.

정부와 이통사들은 당장 5G 시대가 열릴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가 되기까지 헤쳐나가야 할 과제들은 수두룩하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이미지 선점도 중요하지만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상황에서 얼마나 완벽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