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거래 늘 때 코스닥은 줄어…"가상화폐 열풍, 코스닥에 부정적"

송고 2017.12.13 08:26 | 수정 2017.12.13 08:26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코스닥 조정 받던 8월 빗썸 거래금액 급증

"증시 자금 측면에서 부정적…정부 정책 주목"

가상화폐 비트코인 거래가 늘 때 코스닥시장 거래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가상화폐 비트코인 거래가 늘 때 코스닥시장 거래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차익 실현을 원하는 개미들이 지지부진한 코스닥 대신 비트코인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분석돼 증시 자금 잠식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지난 1월 3000억원 수준이던 월별 가상화폐 거래금액이 11월에는 182배 넘게 급증해 56조2944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코스닥시장 평균 월별 거래대금(68조7096억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빗썸의 월별 거래금액이 특히 큰 폭으로 늘어난 시기는 올해 5월과 8월이었다. 4월 6434억원에서 5월 5조2679억원, 7월 11조9229억원에서 8월 24조9999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반면에 같은 시기 코스닥시장의 월별 거래대금은 대폭 줄었다. 4월 69조3674억원에서 5월 55조2119억원으로, 7월 61조5834억원에서 8월 59조1404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코스닥지수가 조정을 받던 8월에는 빗썸의 19일 하루 거래대금이 2조6018억원으로 같은 날 코스닥시장 거래액(2조4357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지수 하락으로 코스닥시장으로 유입돼야 할 자금이 가상화폐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가상화폐 열기가 증시 자금 측면에서 부정적인 것은 맞다. 개인투자자들이 굴리던 자금이 일정 부분 가상화폐 시장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어 "코스닥시장에 주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투기성향이 강해 단타 매매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주식시장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고 24시간 매매가 가능한 가상화폐 시장으로 흘러들어 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는 정부 정책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임 팀장은 "가상화폐 인기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전면 규제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현재의 열기가 쉽게 식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하고 중소·벤처기업과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내놓는다면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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