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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제윤경, 장기소액연체 채무탕감 "도덕적해이 금융사에 물어야"

"대상자들 장기간 지독한 추심 거치고, 투명인간으로 살아가는 이들"
"금융사들,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수준으로 숫자만 건전성 맞춰 온 것"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7-12-22 11:00

▲ 제윤경 의원은 장기소액연체자들이 "5~10년 동안 지독한 추심을 거치고, 투명인간으로 살아가는 이들"이라고 말했다.ⓒ제윤경의원실

국회의원 제윤경(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은 채무 탕감 전문가이다. 국회 입성 전 사회적기업 주빌리은행 대표로 있으면서 3만6000여명의 빚을 탕감했다. 채권 원리금이 6000억원에 달했다. 부실채권을 시민들의 후원으로 사들여 장기연체자들의 채무를 소각해주는 방식이었다.

20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의원 세비를 반납해 마련한 재원으로 123억원의 서민 부실채권을 소각했고, 금융공기업과 제2금융권을 통해 27조원의 부실채권 소각하는 일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서 141만여명의 채무자가 빚을 탕감받았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제윤경 의원은 "도덕적 해이는 금융사들에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달전 정부가 160여만명 가량의 장기소액연체자의 채무 탕감을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자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에 대한 대답이다.

제 의원은 "금융사들이 책임을 지고, 채권을 해결해야지 다른 시장에 팔아서 넘긴다"면서 "인신매매도 아니고 (채권을) 방치하고, 상각된 채권이 대다수인데, 받아 내지 않고 팔아 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의원은 "능력이 안 되서 못 갚는 것을 도덕적으로 어떻게 재단을 하냐"며 "(장기소액연체자들은) 5~10년 동안 지독한 추심을 거치고, 투명인간으로 살아가는 이들"이라고 덧붙였다.

제 의원은 장기소액연체 채무자들이 부실 채권 시장의 약탈적 구조와 금융사만 배불리는 불합리한 상환구조의 피해자로 인식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정책이 "장기소액연체 채무자들의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 이유다.

제 의원은 "그 동안의 심각한 채권문제, 인권의 사각지대를 해결한 것"이라며 "탕감이 주된 게 아니고 채권시장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는데 근복적인 문제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액장기 채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헐값에 상각처리를 한다. 건전성 관리라는 미명하게 쉽게 채무자들을, 채권시장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라며 "채권을 해결하는 과정이 무법천지"라고 덧붙였다.

제 의원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2~3개월 된 채권도 상각하고 있고, 팔아서 유통시키고, 영세 대부업체 등 매입채권 추심업자들은 채권을 로또처럼 상품을 만들어 놓고, 채권자를 바꿔가면서 심지어 20~30년 동안 추심을 하고 있다.

제 의원은 "매입채권 상위 20개 추심업자들이 보유한 부실채권의 80% 이상이 소멸시효 기간인 5년이 지난 채권들이고, 20% 이상의 고금리 이자율 채권이고, 이 중 절반 이상이 1회 이상 매각된 채권"이라며 "매입채권 추심업자들이 금융위가 용인하는 불합리한 부실채권 유통 구조속에서 합법이라는 이유만으로 영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 의원은 "금융당국에서 건정성 관리를 숫자로만 하기 때문이 이 같은 문제가 생긴다"면서 "(금융사들에게) 부실채권 정리하라고만 하고, 성실하게 감독하지 않은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제 의원은 "금융사 입장에서는 부실채권을 건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인데,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수준으로 숫자만 건전성을 맞춰 온 것"이라며 "방치해 왔던 지금까지의 금융당국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은 "일시적 상황 불능자들이 재기할 수 없도록 한 연체자 상황 구조 속에서 원금의 몇배가 넘는 금액을 갚고도 여전히 연체자 상태인 사람들을 빚의 고리에서 풀어 주자는 것"이 제 의원의 판단이다. 제 의원은 이번 정책에 일시적인 탕감책에 그치지 않고 제도 개선을 통한 구조적 변화를 주문했다.

제 의원은 "금융위에서 채권추심 구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대부업체들의 자본금 규제 말고도 상각기준을 높이고, 채권을 정상화할 수 있는 금융사들의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제 의원은 이어 "(채권 추심을) 몇 회전을 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짜놓은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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