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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의 아트+머니] 결핍은 창의성의 샘이다

  • 송고 2017.12.24 00:00 | 수정 2017.12.23 23:13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가상의 인물 '김창의''이안정'을 소개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유형의 회사 동료다.

김창의는 끊임없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아 나선다. 이미 알고 있거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다.

잦은 싫증과 충동성, 유별남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컨셉과 주제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동료들의 찬사를 받는다.

자신의 일을 유일무의한 매력으로 점철시키는 데 재능이 있었던 그는 남들과 같은 주제와 방식에 대해선 흥미를 잃곤 했다. 직장도 자주 옮겼던 그는 새로운 환경으로 자신을 옮겨 놓으며 끊임없이 도전의 시간을 보낸다.

이안정은 어떤 사람인가. 이름 그대로 안정적이며 규칙적인 삶을 산다. 새로운 일보다 기존의 것을 오랫동안 쌓아가는 편이다. 지루함도 잘 견딘다. 그래서일까 한 직장에서 같은 부서에서 일한지 벌써 10여년이 넘는다.

새로운 도전 과제엔 주저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처음 해보는 일에 함께 하는 동료가 없다면 상당 시간 고민하거나 망설이곤 한다. 하던 일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을 주로 선택하는 편이다.

반복되는 일상과 지루함을 견디는 일은 이안정이 가장 잘 하는 일이다. 그렇다보니 감정의 변화가 생길 일이 적어 일관된 정서를 유지하는 편이다. 감정 기복이 심한 상대방을 대할 땐 어딘가 모르게 참 불편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 사람, 김창의와 이안정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어떤 사람은 왜 새로운 일과 트렌드에 설렘을 느끼며, 어떤 사람은 해오던 일을 유지하는 게 왜 더 좋을까.

일단 심리학적으로만 이들을 분석해본다. 한 인간의 생애에서 어린 시절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그때의 경험이 영혼과 마음에 ‘각인’ 되기 때문이다.

독일의 한 심리학자는 "흰 눈 위에 발자국이 찍히는 것처럼, 모든 것을 처음 경험하는 어린 시절에는 행복과 고통의 감정이 당사자 영혼에 선명히 남아 있다"고 했다. 그러한 감정이 기복이 있는 행복이냐, 일관된 행복이냐에 따라 아이는 인생의 갈림길을 맞는다.

불안한 성장기를 경험한 아이는 불행한 시간을 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보호해줄 새 보호자, 혹은 새로운 대상을 찾아나서는 인격으로 성장한다.

인격이란 전 생애를 걸쳐 축적, 진화되는 것이다. 다행이라면 결핍이 불행으로만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결핍은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다. 강력한 에너지원이다. 결핍감은 목표지점을 향해 노력하게 하는 연료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컨텐츠를 발견해내는 '독특한 시각'으로도 진화된다.

불안한 성장기를 경험한 아이는 불행한 시간을 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보호해줄 새 보호자, 혹은 새로운 대상을 찾아나서는 인격으로 성장한다. 결핍은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다. 결핍감은 목표지점을 향해 노력하게 하는 연료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컨텐츠를 발견해내는 '독특한 시각'으로도 진화된다. 이와 반대로 안정적인 성장기를 경험한 아이는 굳이 새로운 보호자를 찾지 않아도 된다. 안정적인 사람은 새로운 도전과 세상 밖 이슈에 큰 관심이 없고 지루한 것을 잘 견딘다는 특징이 있다.ⓒEBN

불안한 성장기를 경험한 아이는 불행한 시간을 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보호해줄 새 보호자, 혹은 새로운 대상을 찾아나서는 인격으로 성장한다. 결핍은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다. 결핍감은 목표지점을 향해 노력하게 하는 연료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컨텐츠를 발견해내는 '독특한 시각'으로도 진화된다. 이와 반대로 안정적인 성장기를 경험한 아이는 굳이 새로운 보호자를 찾지 않아도 된다. 안정적인 사람은 새로운 도전과 세상 밖 이슈에 큰 관심이 없고 지루한 것을 잘 견딘다는 특징이 있다.ⓒEBN


실제 경계성 인격 장애를 가진 이의 경우 양극단의 캐릭터를 가진 상태에서 넓은 구간의 인격 스펙트럼을 갖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매력적인 것을 찾아낼 수 있는 '눈'이 많다고 해석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면서도 인격장애를 가진 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감각과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결핍이 주는 힘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안정적인 성장기를 경험한 아이는 굳이 새로운 보호자와 둥지를 찾지 않아도 된다. 지금 가정과 부모만으로도 충분하니까. 현재 생활에도 만족하고 있어 성격도 비교적 온화하고 구김살이 없다.

도전과 바깥 이슈, 남의 일에 관심이 없고 지루한 것을 잘 견딘다는 특징이 있다. 안정적인 것이 곧 습성이 됐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이안정은 하나의 사랑, 하나의 일을 지속시켜나가는 '유지력'이 뛰어나다. 오랜 연애와 결혼생활을 무탈하게 하는 사람, 한 직장에서 원만하게 커리어를 이어가는 사람, 하나의 직업을 평생 지속하는 사람, 자녀와 배우자, 이웃과 친구에게 일관된 사랑을 베푸는 사람일 것이다.

안정적인 사람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데는 조금 둔하지만 모가 나지 않은 성격이라 따르는 사람도 많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대다수의 창조적 혁신가가 독특한 성격을 가진 사연도, 모범적인 리더가 일관된 지휘방식을 가진 이유도 어쩌면 이같은 면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여진다.

다시 정리하면, 창의적인 사람은 태생적인 결핍을 끌어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김창의’는 무엇인가를 찾아 나서거나 기존의 것을 뒤집어 재구성해본다.

창의적인 사람에게 우리가 좀 더 기대를 갖는 이유는 그가 인격적 성숙이 이르는 단계에서 통찰의 눈과 진화한 재능으로 최적의 창작물을 빚어내기 때문이라서다.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이 뛰어난 인재와 창의적 두뇌로 저성장을 극복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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