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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결산-전자] 반도체 최대호황부터 통상 압박 위기까지

메모리 호황 지속…삼성전자·SK하이닉스 최고 실적 경신
미국 ITC, 한국산 세탁기 관세 부과 세이프가드 권고
삼성전자 3개 부문장 교체…기존 부문장들 회장·부회장직 수행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등록 : 2017-12-26 06:00

올해 전자업계는 호황을 맞이한 반도체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TV 라인업이 확대됐으며 10주년을 맞은 아이폰X와 명예회복을 위한 갤럭시S8 및 노트8의 대결이 두드러졌다. 경영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삼성전자는 3개 부문장을 모두 교체했으며 LG전자도 적자를 내는 MC사업부의 쇄신을 위해 사업본부장을 교체했다.

◆메모리 호황…삼성전자, 반도체업계 1위로
▲ ⓒ삼성전자
올해 반도체업계는 유례없는 메모리 호황을 맞아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고공행진은 올해 내내 상승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메모리 강국의 저력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6조3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1분기의 실적을 8조원의 영업이익을 반도체 부문에서 거뒀다. 3분기에도 9조9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며 영업이익률도 50%에 육박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인텔을 제치고 매출액 기준 반도체시장 1위가 확정적이다. 인텔이 반도체업계 1위 왕좌에서 물러나는 것은 24년 만이다.

SK하이닉스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부터 기존 최대 영업이익이었던 1조6600억원보다 8000억원이나 많은 2조46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2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사상 최대를 달성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3분기에도 이어져 2개 분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9조2500억원으로,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삼성전자, 오너 부재 속 대대적 부문장 교체
▲ (왼쪽부터)김기남 DS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모바일(IM), 소비자가전(CE), 디바이스 솔루션(DS) 3개 사업부의 부문장을 동시에 교체했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미래전략실 해체로 인사가 미뤄지면서 조직이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결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고 실적을 올리고 있는 DS부문은 김기남 사장이 부문장을 맡게 됐다. 김기남 DS부문장은 취임사에서 삼성전자를 초일류 반도체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첫 출장지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IM에는 갤럭시노트7 사태를 완벽하게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은 고동진 사장이 올랐다. 고동진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 팀장·실장을 지내면서 차별화 제품과 서비스로 갤럭시 신화를 일구고 모바일 사업 일류화를 선도해온 인물이다.

김현석 CE부문장 또한 11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에 주도적 역할을 맡아온 개발 전문가다.

용퇴를 결심하며 인사에 물꼬를 튼 권오현 DS부문장은 회장으로 승진한 후 삼성종합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종균 IM부문장과 윤부근 CE부문장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해 외부 소통 담당과 후진 양성을 맡는다. 이들은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미전실의 해체로 컨트롤타워를 잃은 삼성전자에서 원로 경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OLED 디스플레이, TV·스마트폰서 대세로
▲ ⓒLG디스플레이
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는 프리미엄 전자제품이 대세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과 LG전자도 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면서 OLED 디스플레이가 대중화되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중국 제조사들도 OLED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 모델인 아이폰X는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능을 주력으로 내세웠으며 삼성전자 등 애플의 경쟁사들 또한 해당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TV시장에서 LG전자의 올레드 TV가 선방하고 있는 가운데 소니 등 주요 TV제조사들이 OLED 채택을 늘리고 있다.

OLED 확산에 따라 따라 대형과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강자인 LG디스플레와 삼성디스플레이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기준 중소형 OLED 시장의 96%를 점유하고 있으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TV 패널 사업이 내년이면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또한 OLED 확산을 위해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美 통상압박…"한국산 세탁기에 관세"
▲ ⓒ삼성전자
미국 무역위원회(ITC)가 수입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출하면서 통상 압박이 가시화됐다.

ITC는 120만대를 초과하는 수입 물량에 대해 50%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권고했다. 권고안은 향후 3년간 매년 120만대를 초과하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첫 해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2년 차에는 45%, 3년 차에는 40%를 적용하는 저율관세할당(TRQ)이 담겼다. 부품에 대해서도 TRQ를 권고했다.

앞서 월풀이 주장한 전량 50% 관세와 비교해서는 최악의 결정은 아니지만 수출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완제품 뿐만 아니라 부품에도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추진했다. ITC가 쿼터로 지정한 물량인 5만개는 수리용 물량 수준으로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생산에 필요한 대부분의 부품에 관세가 붙게 된다.

일각에서는 ITC의 조치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현재 건설 중인 공장의 역할을 확대하라는 요구로 해석하기도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주에 가전공장을 건설 중이다.

더불어 ITC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국 반도체업체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통상 압박이 가전을 넘어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 갤럭시 '명예회복'·LG전자 MC '수장 교체' 대비
▲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아이폰 10주년을 맞이한 애플이 두드러졌다. 반면 LG전자가 올해 내놓은 G6와 V30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S8, S8+, 갤럭시노트8은 모두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두 모델의 성공은 지난해 노트7 소손 사태로 실추된 갤럭시 시리즈의 명예를 완전히 회복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갤럭시S8은 국내에서만 출시 전 예약 주문대수가 100만대에 이르렀다. 9월에 출시된 갤럭시노트8 또한 예약판매가 85만대에 이르렀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X을 출시했다.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기존 아이폰을 탈피했다는 평가지만 아이폰X은 비싼 가격과 초기 수율 문제로 인해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모든 아이폰 판매량 또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애플은 최근 아이폰8 이하 모델의 일부 성능을 고의적으로 낮췄다는 주장에 동의해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줄소송을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운 날씨에 아이폰이 꺼지는 문제에 대해서도 섭씨 0~35도 사이에서만 사용할 것을 당부하면서 조롱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LG전자는 혁신에서 기본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G6와 V30을 상하반기 발표했으나 기대한 만큼의 실적을 올리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기본'으로 돌아간 두 제품이 영업실적에 반영된 2분기와 3분기에는 1324억원, 3753억원 등 총 5000억원이 넘어가는 영업손실을 봤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장이 조준호 사장에서 황정환 부사장으로 교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