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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되는 최저임금 인상 '역풍'…수출에도 직격탄 우려

새해 1일부터 최저임금 7530원 적용..中企·소상공인 인건비 부담↑
임금 상승분 상쇄 위한 방편으로 고용축소·물가상승 도미노 조짐
우리 수출품 가격경쟁력 저하 가능성도 제기..정부 대책마련 필요

서병곤 기자 (sbg1219@ebn.co.kr)

등록 : 2017-12-28 10:38

▲ 지난 19대 대선 후보시절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세종=서병곤 기자] 오는 2020년까지 1만원을 목표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 새해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역풍이 불고 있는 양상이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을 상쇄시키기 위한 고용 축소를 예고하고 있고,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역시 도미노처럼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우리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의 최저임금(시간당)이 내달 1일부터 적용된다.

이같은 증가폭은 2007년(12.3%) 이후 11년 만에 최대폭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올려 2020년까지 1만원으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인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소득주도 성장은 기존 대기업·수출중심 성장방식에서 벗어나 가계소득 증대를 통한 소비 촉진으로 내수 활성화 및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성장 방식을 말한다.

내년에 7530원의 최저임금이 적용되면 1인가구 노동자는 올해보다 22만1540원 오른 157만3770원의 월급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민간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비용부담이 약 15조2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정부가 내년 최저임금에 따른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금 3조원보다 5배 많은 금액이다.

그렇다보니 이들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분을 상쇄시키기 위한 고용 축소 움직임이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 10곳 중 4곳(42.7%)은 최저임금 인상 부담으로 내년 고용을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 중소기업이 최저임금을 받은 근로자를 많이 고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저임금 인상이 결국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확률은 커지는 셈이다.

이미 '숙박 및 움식점업' 취업자는 내년 최저인상이 결정된 지난 6월 이후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경비원·청소용역 등 '사업시설관리 및 서비스업'의 취업자 수도 10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고용 축소 뿐 만아니라 소비자 물가 상승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앞서 놀부부대찌개는 이달 대표메뉴인 부대찌개 가격을 종전 7500원에서 79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전체 찌개류 가격을 평균 5.3% 올렸다.

신선설농탕도 대표 메뉴인 설농탕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올렸으며 롯데리아도 불고기버거(2.9%), 새우버거(5.9%) 등 주요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러한 가격인상은 최저임금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줄이기 위한 방편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 많은 외식업체들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 큰 문제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근로자의 임금상승은 곧 수출품의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면서 우리 수출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현재 멈출 줄 모르는 원화강세(달러가치 하락)로 우리 수출기업의 수익성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원화강세에 따른 이익 감소로 수출품 가격인상 위기에 직면한 수출기업에겐 최저임금 상승은 가격인상을 불가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품 가격인상이 이뤄지면 그만큼 우리 수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수출 경쟁국인 일본, 중국 등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는 위험성을 노출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임금상승 여파로 수출이 줄어들면 성장률이 떨어질 뿐 아니라 수출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게 되면서 국내투자가 추가적으로 위축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임금상승 시 수출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를 늘리거나 노동력 사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