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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결산-조선] “바닥 딛고 본격 출항”

현대重그룹·삼성중·대우조선, 200억 달러 가까운 수주실적
"대한·대선조선 28척"…중형조선, 퇴출 위기서도 수주로 경쟁력 입증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등록 : 2017-12-28 16:21

올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글로벌 조선빅3는 200억 달러 가까운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조선빅3에 이어 중견조선소들도 지난해 극심했던 수주가뭄을 딛고 중국의 저가수주 및 조선·해운업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일본과 경쟁 속에 중형선박 수주일감을 쌓아가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선박가격이 반등한데 이어 전문가들은 내년 2007년과 같은 호황은 아니지만 강화되는 환경규제를 지키기 위한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 발주가 점차 활기를 보일 것으로 보이면서 2018년을 재도약의 한해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현대삼호중공업 영암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각사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올 한해 총 203척, 198억6000만 달러의 수주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들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총 100억 달러 규모의 선박 150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23척을 포함한 유조선 41척, VLOC(초대형광탄운반선) 17척, LNG-FSRU(FSRU,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를 포함한 LNG선 7척 등 86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현대미포는 지난 2월 MR(Medium Range)탱커 첫 수주를 시작으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Product Tanker) 47척을 쓸어 담으며 올해 23억1000만 달러, 64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올해 75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정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들은 상선수주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며 올해 글로벌 상선시장에서 차별화된 실적을 거뒀다.

현대중공업을 뒤이어 삼성중공업은 69억 달러를 수주했지만 조선 빅3 중 가장 먼저 올해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 1월 5일 12억7000만달러 규모의 FPU(부유식 해양생산설비)로 올해 첫 수주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8척, 셔틀탱커 7척, 컨테이너선 6척, LNG선 3척, FSRU 2척, FLNG(LNG-FPSO,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1척, FPU(부유식 원유생산설비) 1척 등 총 28척, 69억달러의 수주실적을 달성하게 됐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조선빅3 중 유일하게 '코랄 FLNG(Coral FLNG)'및 '매드독 FPU(Mad Dog FPU)' 등 해양플랜트 2척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해양설비의 수주금액은 37억7000만 달러로 전체 수주실적의 56%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힘입어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조선빅3 가운데 가장 먼저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하게 됐다.

이달 단골고객인 그리스 안젤리쿠시스그룹(Angelicoussis Group) 산하 마란가스(Maran Gas Maritime)로부터 17만3400㎥급 LNG선을 수주한 대우조선해양은 FSRU를 비롯해 LNG선 4척, 유조선 15척, 컨테이너선 5척, 특수선 1척 등 25척, 총 29억6000만 달러의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55억달러를 수주목표로 정한 대우조선의 수주 목표달성률은 53.81%로 남은 기간 25억4000만 달러를 수주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조선업계CEO "한국에 선박 발주해준 국내 선사들에 감사하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은)은 지난 1일 '제14회 조선해양의 날' 행사장에서 "올해 국내 선사들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한국 조선업계에 선박을 발주해준데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9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대우조선-현대상선 VLCC 건조계약 서명식'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로 해운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박 발주에 나서준 현대상선에 감사하다"며 "최고의 기술력으로 선박의 적기 인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폴라리스쉬핑과 대한해운으로부터 최대 17척에 달하는 VLOC를 수주했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상선으로부터 VLCC 5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번 발주는 한국 선사와 조선사간 오랜 협력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해도 계속된 중국의 저가 수주공세 속에서 한국의 건조기술력과 선박품질을 믿고 중국에 돌릴 발길을 한국으로 다시 되돌린 것이다.

앞서 여름휴가로 비수기인 7~8월 직후인 9월 한 달 동안 한국 선사들은 '아시아 최대' 12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선박 투자에 나섰다. 국내 선사들이 선대 확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선박투자에 나선 것이다.

폴라리스쉬핑과 현대상선이 1조원이 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선박 투자를 이끌었으며 우림해운과 삼봉해운, 장금상선을 비롯한 국내 선사들이 올해 한국 조선업계에 대형 선박들을 발주했다. 에이치라인해운을 비롯한 SK해운도 한국에 선박 발주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 모습.ⓒ각사

◆"대한·대선조선 28척"…중형조선, 중형선박 수주로 경쟁력 입증

올 들어 현재까지 대한조선을 비롯해 대선조선,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성동조선해양 등이 신조선박 수주에 성공했다.

대한조선은 5억3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14척을 수주했다. 대한조선은 지난 1월 7일 SFL(Ship Finance International)로부터 수주한 11만4000DWT급 LR2(Long Range2)탱커 2척으로 올해 한국 조선업계의 첫 상선수주를 신고한 이래 LR2와 아프라막스 원유운반선을 비롯해 10척의 유조선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부의 공공발주 1470t~1500t급 어업지도선 4척도 수주하면서 최대 14척에 달하는 선박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선조선도 70여년의 역사를 입증하듯 올 들어 14척의 선박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스테인리스 스틸 석유화학제품운반선(SUS탱커)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대선조선은 지난 3월 일본 쇼쿠유탱커(Shokuyu Tanker)와 3500DWT급 SUS탱커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대형선 시장과 달리 중소형 가스선 및 화학제품선 시장에서는 일본 조선업계가 여전히 글로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선사들은 정부 주도로 조선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과시하듯 자국 조선업계에 계속해 선박을 발주하고 있다.

일본 선사가 한국 조선업계에 중소형 석유화학제품선을 발주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대선조선의 계약은 기술력과 선박 품질을 일본 선사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대선조선은 올해 컨테이너선 6척, SUS탱커를 비롯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4척, 참치선망선 2척, 어업지도선 2척 등 총 2억5900만 달러 규모의 최대 14척에 달하는 선박을 수주했다.

올해 회생절차를 조기종결한 STX조선은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던 지난 4월 우림해운을 비롯한 국내 선사와 1만1200DWT급 석유화학제품선 3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11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선박 수주에 성공한 STX조선은 지난 6월 산업은행으로부터 수주한 선박들의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을 발급받는데 성공함에 따라 본격적인 수주영업에 나섰다. 그 결과 STX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5만DWT급 석유화학제품선 10척, 1만1200DW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3척 등 총 13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성동조선해양도 지난 7월 그리스 키클라데스로부터 11만5000DWT급 원유운반선 5척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을 발급받는데 성공하면서 향후 추가수주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박을 발주한 키클라데스는 주로 국내 대형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해오던 글로벌 유조선사로 성동조선과는 지난 2014년 15만8000DWT급 원유운반선 2척을 계약하며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인도받은 선박의 품질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다시 성동조선을 찾아 선박 건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3520억원, 10척에 달하는 특수선을 수주했다. 지난 6월 29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해군의 차기고속정(PKX-B) 4척과 다목적훈련지원정(MTB) 1척을 수주한 한진중공업은 다음날인 30일에도 군수지원정(LCU) 3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해군의 차기고속상륙정(LSF)의 정비업무를 수행하는 창정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최대 10척에 달하는 해군함정을 수주했다.

이에 앞선 지난 4월 한진중공업 필리핀 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는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2척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성동조선과 STX조선, 한진중공업 노조가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중형조선소' 생존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실시했다.ⓒEBN

◆백운규 장관 "중형조선, 산업측면 및 지역경제 고려하겠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8일 경남 통영의 성동조선해양과 진해의 STX조선해양 조선소를 방문했다.

백운규 장관은 회사 측 및 노조 측과 2시간여 면담을 갖고 중형조선사 존치 여부에 대한 경영진과 노조, 각 지자체의 의견을 들은 뒤 "금융논리가 아닌 산업적 경쟁력을 고려하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백 장관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금융논리만이 아닌 산업논리도 충분히 고려해달라는 뜻뜻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와 금융위 수장들이 중형조선소에 대한 생존방안 마련에 나서면서 중형조선소 근로자들은 "경쟁력 있는 조선소들이 더 이상 문을 닫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하루빨리 회생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은 지난해 최악의 수주가뭄을 딛고 올해 지난해보다 나은 선박 수주실적을 거뒀다"며 "이는 한국 조선의 기술력과 선박 품질을 믿고 글로벌 선사들이 계속해 선박을 발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중형선박들을 중심으로 선박가격이 상승하고 내년 환경규제를 지키기 위한 선사들의 선박 발주가 점차 활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정부의 제대로 된 지원과 금융권의 원할한 RG 발급 없이는 사실상 기술력만으로 선박을 수주하기는 어렵다. 하루 빨리 성동조선, STX조선, 한진중공업을 비롯한 중형조선소들에 대한 지원방안이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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