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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경제인] 최태원 SK 회장, 文武 겸비…"통 큰 혜안 갖춘 전략가"

통 큰 의사결정·빠른 실행력…반도체 꽃피워
굵직한 M&A '승부사' 기질…광폭 행보 또 다시 주목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등록 : 2017-12-29 14:32

▲ ⓒ[사진제공=SK그룹]
"올해는 '행복'에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신화'를 써나가자."

최태원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사 SK(주)의 합동 송년회에 참석해 임직원을 격려한 말이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신바람' 속에 내년엔 신화를 써보자고 제안한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지속적으로 주창해온 '딥 체인지(Deep Change) 2.0' 행보를 진두지휘하고있다. 현재 최 회장은 문(文)과 무(武), 두 덕목의 균형을 모두 갖춘 유연한 전략가로 거듭나고 있다. '문'은 사회적 책임을, '무'는 공격적 M&A로 해석할 수 있다.

◆'사회적 책임' 찾는 기업인…선도자 역할 나선다

재계에서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기업 전도사'로 통한다. 지난 2014년 10월 옥중에서도 사회적기업 전문서인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펴낸 사례는 유명하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사회적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경제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골자 아래 '10만 사회적기업 창업'과 '사회성과 인센티브'를 주장해 왔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7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사회적기업과 한국 사회 변화'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향후 10년 안에 우리나라 사회적기업 경제 규모를 GDP의 3% 수준으로 키우고, 이를 위해 사회적기업 10만개를 육성하자"며 "이렇게 되면 사회적기업들의 혁신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경제 규모는 GDP의 0.25% 수준이고, 인증 사회적기업 수는 1700여개에 불과하다.

당시 최 회장은 사회적기업이 영리 시장을 혁신적으로 바꾼 예로 우리나라 1호 사회적기업 '다솜이재단'이 공동간병 사업에 나선 후 24시간 노동이 기본이던 간병 시장이 하루 8시간 노동의 공동 간병 중심으로 바뀐 것을 들었다. 또 SK가 후원한 사회적기업 '실버 영화관'이 인기를 끌면서 주변 지역이 '노인문화 특구'로 조성되고 어르신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사회적 성과가 창출된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현재 SK는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 구축 및 보급 △사회적기업 자금 지원 △사회적기업 판로 지원 △인재 육성 등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중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는 최회장이 2012년 SK가 주최한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처음 제안한 뒤 현실화된 것이기도 하다. 사회성과 인센티브 제도는 최 회장이 2012년 SK가 주최한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처음 제안한 뒤 현실화한 것이다.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해 이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2016년 100억원 상당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44개 사회적기업에 30억원의 인센티브를 줬고, 올해는 200억원 상당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93개 기업에 50억원을 지원했다.

이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해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조성해 주면 '착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사회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철학이 반영된 제도다. 현재 최 회장은 SK가 보유한 유·무형 자산을 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공유 인프라'로 만드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武' 겸비한 승부사…M&A로 재계 지도 바꾸다

올해 경영 일선에 본격 복귀한 최태원 회장은 이전부터 강조해온 '딥 체인지 2.0'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 M&A(인수합병)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SK는 올해 최태원 회장의 '딥 체인지' 주문에 맞춰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굵직한 M&A가 등장하는 곳이면 어김없이 그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에너지·화학, 통신에 이어 반도체를 주력 사업으로 택하고 집중적으로 키웠다. 대신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된 사업들은 과감하게 쳐냈다. SK그룹은 올해 5개 기업 인수, 5개 사업 매각, 투자 10여건 등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활발한 M&A 활동을 벌였다.

SK하이닉스 인수부터 도시바 인수 지분 참여까지 이어진 반도체 투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꽃피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당초 도시바가 매물로 나왔을 때 SK하이닉스의 인수를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대만 홍하이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을 포함한 10여개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부문 인수전에 적극 뛰어들어 이뤄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최근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조7372억원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기록한 영업이익(3조2767억원)을 넘어섰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9조2555억원을 달성하면서 연간 영업이익 '10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 연간 총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동기 대비 312% 급증한 13조5015억원으로 관측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정유 사업 호황에 안주하지 않고 화학과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등 신규 사업에 집중 투자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보유하고 있는 넉넉한 현금을 활용해 해외 M&A를 추진, 해외 고부가화학 사업을 인수하며 성장동력 강화에 나서는 등 최 회장의 '딥 체인지 2.0'가 가장 잘 녹아든 에너지분야 핵심 계열사다.

올 초 미국 최대 화학사인 다우케미칼의 고부가가치 포장재사업인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을 인수하며 M&A에 신호탄을 쏜 데 이어 다우의 고부가 포장재인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도 사들였다. 최 회장이 SK이노베이션에 M&A 전략가로 정평이 난 김준 대표를 배치해 놓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재 SK그룹은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적극적인 M&A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은 연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데다 산업 효율화 차원에서 국영기업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알짜 매물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주) 등 주요 관계사들도 최 회장의 글로벌 경영전략에 발맞춰 해외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최 회장의 '혁신의 연속'으로 SK그룹은 타 그룹들과의 격차를 벌리면서 시총 2위 굳히혔다. 4대 그룹 가운데 시총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SK그룹은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시총 2위로 올라서면서 17개 상장사의 시총은 연초 96조4000억원에서 135조4000억원 수준으로 40.5%(39조1000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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