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캐피탈 '드론' 할부상품 출시…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서
개인신용대출·기업금융 비자동차금융 부문도 강화 주력
캐피털업계가 비(非)자동차 금융 자산 확대에 열중하고 있다. 자동차금융으로의 자산 쏠림현상을 막는 한편 새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할부금융 상품 다양화에 나선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의 자동차금융 사업 부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영업자산의 49%, 소비자금융자산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국산신차와 수입신차, 중고차 취급잔액이 각각 63%와 28%, 9%로 구성돼 있다.
하나캐피탈은 금융그룹 계열사의 조달 안정성을 기반으로 자동차금융시장에서 영업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동차금융 영업자산은 2조7977억원으로 2016년 12월(2조5887억원) 대비 2090억원이 늘었다.
이처럼 자동차는 안정성이 좋고 중고시장이 잘 갖춰져 있는 등 처분도 용이해 캐피털사들이 선호하는 영업대상이지만 수익성 하락 압력도 지속되고 있다. 금융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 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신한카드·삼성카드 등 비캐피털사들도 시장에 저금리로 뛰어들고 있어 경쟁과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캐피탈업계는 이 같이 자동차금융에 편중된 자산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장기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도 적극 진출을 시도하는 등 올해 자동차금융시장은 작년보다도 상당히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올라가면서 캐피털사는 쉽지만은 않은 환경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캐피탈은 패럿, DJI 등 글로벌 드론 제작 업체의 국내 판권과 워런티 서비스권을 보유하고 있는 헬셀과 다양한 드론 비즈니스 모델 공동 개발을 골자로 한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이번 제휴를 계기로 하나캐피탈은 드론 전용 할부금융 상품을 출시했다. 헬셀의 홈페이지 또는 대리점을 통해 드론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최장 48개월까지 드론 구입 대금 전액을 할부로 결제할 수 있다.
드론 시장의 성장세를 겨냥한 협력으로 풀이된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드론시장규모는 2020년까지 115억 달러(약 12조3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판매된 개인취미용 드론의 평균단가는 약 900달러(약 100만원) 내외로 추산된다. 드론 1위 업체 DJI의 '팬텀 4 프로' 모델의 경우 구매가가 1499달러(약 160만원)다. 캐피털사가 기존에 판매해온 가전제품 등 내구재 할부상품에 버금가는 단가를 가지고 있어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품목이라는 평가다.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는 "드론 시장이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나아가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촬영, 택배, 농업 및 인명구조 등으로 이어지는 드론의 폭넓은 활용 시장에 대한 지원 방안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또 하나캐피탈은 리콘하이테크와 전기자전거 산업 육성과 보급 확대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전기자전거 할부 금융도 확대하기로 했다. KB캐피탈은 현악기, 관악기, 기타 전문가용 악기를 연 0%~10.5% 금리로 장기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캐피털업계는 개인신용대출, 부동산금융, 기업금융 등 비자동차금융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도 뚜렷하다.
JB우리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계획을 실시한 결과 비자동차부문의 자산비중이 2015년 말 17.4%에서 지난해 3분기 말 24.4%로 확대됐다. KB캐피탈은 자동차 금융 중심의 성장세를 이루면서도 기업금융에서의 실적을 확대했다. KB캐피탈 기업금융 자산은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금리게임만으로는 쉽지 않으니 비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프로모션 다각화, 서비스 질 향상, 신규 서비스 도입 등 다른 업체들도 준비하고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할부상품 품목을 다양화하는 등 방법도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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