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천공항 T2 개장…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로 세계인 사로잡는다

송고 2018.01.18 17:58 | 수정 2018.01.18 18:16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롯데·신라免, 체험형 콘텐츠 대거 투입…신세계免, 명품 유치로 승부

SPC·아워홈·롯데지알에스 등 외식업계 이색매장으로 '한식 세계화'

인천공항 T2 면세구역 전경. ⓒEBN

"화장품 매장서 피부 측정을 하고, 제품 구매 전 위스키를 시음해 보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 이제는 탑승수속을 하고도 공항에서 지루하게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직장女 김 모씨)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시대가 열렸다. 총 사업비 4조9303억원이 투입됐다는 인천공항 T2가 18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서 국내 면세점 빅3도 일제히 오픈을 알렸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찾은 T2 면세점 구역은 면세 매장을 비롯한 외식매장, 천장 등이 모두 곡선형으로 이뤄져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제1여객터미널(T1)이 직각인 데 비해 T2는 곡선으로 처리해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안겨줬다.

동편과 서편으로 나눠진 T2 면세점은 서로 대칭구조를 이루며 동편 끝에서 서편 끝까지 보통 걸음으로 2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위치상 서편쪽에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이 각 사별로 차별화를 내세운 매장들이 즐비했다.

신라면세점의 '디지털 뷰티 바'. ⓒEBN

우선 '체험형 면세점'에 방점을 찍은 신라는 기존에 없던 화장품 매장에서의 체험 콘텐츠를 대거 투입했다.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여성이라면 상품 소개나 메이크업 가상 체험이 가능한 '디지털 뷰티 바'나 샤넬, 디올 등 6개 브랜드들이 매장에서 제공하는 VR(가상현실) 체험 서비스 등이 고객의 관심을 끌었다. 직접 제품을 테스트하는 일이 매우 번거로울 수 있는데 가상체험이 이를 해결해 줬다.

또한 샤넬 플래그십 매장에서 체험해 본 피부 측정 서비스는 아이패드에 직접 본인의 얼굴을 찍어 피부톤과 피부결 등을 측정해준다. 이후 개선해야 할 피부 문제를 보완할 제품을 추천해줘 흥미로웠다. 해당 서비스는 전날 면세점 개장으로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방문했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체험한 후 "재밌다"는 소감을 남겼다는 후문이다.

설화수의 플래그십 매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의 영부인 펑리위안 여사에게 선물했다는 '진설 국빈' 한정 제품도 눈에 띄었다. 이 제품은 전국의 설화수 매장을 통틀어 이곳 T2 신라면세점에서만 판매한다.

이렇게 뷰티기기 2~3개를 체험하고 나니 30여분이 훌쩍 흘렀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주류·담배 플래그십 매장을 내세운 롯데면세점이었다. 국내 면세점 최초로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헤네시, 조니워커, KT&G 릴,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등 인기 6개 브랜드를 부티크 스타일로 구성했다.

우선 두바이, 홍콩, 암스테르담 등 유럽 일부 공항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바(BAR)형태 주류 브랜드 플래그십 매장은 국내 최초다. 제품 시향이나 시음이 불가능했던 기존 주류 면세점 매장과 달리 제품 시음이 가능한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한 고객이 롯데면세점 주류 플래그십 매장에서 시음을 하고 있다. ⓒEBN

이날 시음이 가능했던 '조니워커 18년산'은 오후 1시 기준 시음컵으로 100잔 정도가 나갔다고 전문바텐더는 전했다.

주류브랜드 헤네시의 약 3000만원 상당 '에디션 파티큘리에' 제품도 롯데면세점에서 만날 수 있었다. 국내에만 전부 6병이 들어와있으며 그 중 T2 롯데면세점에 3병, T1 롯데면세점 탑승동에서 3병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국내 공항면세점 최초로 조성한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 공간은 제품 구매 후 직원에게 전자담배의 사용방법을 익히고 돌아가는 고객들이 꽤 보였다.

이후 눈에 들어온 곳은 신세계면세점이 3년 만에 인천공항에 다시 유치한 명품 브랜드 샤넬이었다. 샤넬 외에도 구찌, 프라다, 끌로에, 펜디 등 해외 고급명품 매장들이 집약적으로 모여있어 마치 백화점 1층을 방불케 했다.

T2 251번과 252번 게이트 사이에 자리한 코리아 가든에서 탑승 전 승객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EBN

면세점 뿐만 아니라 외식기업들의 격전지가 된 T2는 아워홈, SPC, 롯데지알에스 등 3사의 브랜드들도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들른 251번과 252번 게이트 사이에 자리한 코리아 가든에서는 점심시간이 맞물려서인지 대부분의 좌석이 꽉꽉 들어차 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서는 풍경이 연출됐다. 대다수는 내국인들로 좌석이 채워졌으며, 일부는 외국인들이 한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도 종종 포착됐다.

다만 이날 개장 첫 날의 혼선을 반영하듯 일부 탑승객들은 볼멘소리도 쏟아냈다. 서울 반포에서 왔다는 조 모(43·여)씨는 "T1에 비해 T2는 동선이 굉장히 혼잡한 편인 것 같다"며 "우왕좌왕하다가 직원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정신이 없는지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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