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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포기 선언한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왜?

3000억원 해외 손실이 결정적···잠재부실 우려
향후 M&A 시장 신뢰도 하락 불가피

서호원 기자 (cydas2@ebn.co.kr)

등록 : 2018-02-08 16:38

▲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8일 대우건설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대우건설 인수자로 선정된 지 9일 만에 인수 절차 중단 의사를 산업은행에 전달한 것이다.

호반건설 인수 담당자들은 전날 오후 늦게 산업은행 담당자들을 만나 대우건설의 해외 부실에 대한 내용을 확인한 뒤 김 회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으며 김 회장이 숙고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호반의 인수포기 결정에는 전날 대우건설의 연간 실적발표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4분기 대규모 해외 손실이 발생한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하고 재제작에 들어가며 작년 4분기 실적에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을 반영했다.

호반건설 M&A 관계자는 "지난 3개월 간의 인수 기간 동안 정치권 연루설, 특혜설과 노동조합 등 일부 대우건설 내 매각에 대한 저항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우건설이라는 상징적 국가 기간산업체를 정상화시키고자 진정성을 갖고 인수 절차에 임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도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며 과연 우리 회사가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진행했고 아쉽지만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우건설의 해외 손실액 3000억원은 호반건설 입장에서는 한해 매출액의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큰 편이다. 특히 호반은 모로코 손실 뿐 아니라 추후 돌출할 수 있는 해외 잠재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호반건설과 대우건설이 MOU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않아 매각 결렬에도 양측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대우건설 인수 포기선언을 놓고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3000억원대 해외 손실 발생을 토대로 인수대금을 낮춰 추후 재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호타이어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중국 더블스타가 실적을 이유로 인수금액을 낮춰달라고 요구한 사례가 있다.

아울러 호반이 대우건설의 작년 3분기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단독 응찰했지만, 예상 못한 대규모 해외 손실을 어느 정도 심사숙고 하고 응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의 해외 잠재부실은 언제든 터질 수 있는 것인데 이 정도의 리스크도 예상치 못하고 인수 의향을 밝혔다는 것이 놀랍다"며 "무엇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김 회장은 M&A 시장에서 적지 않은 신뢰성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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