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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신차배정 or 구조조정” 압박 vs 정부 “책임있는 자세 필요”

2월말까지 정부 지원 구체화안되면 추가 구조조정
3월 글로벌 신차 배정에 앞서 정부 지원안 결정 압박
군산공장 폐쇄 지역.노조 패닉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8-02-13 16:18

▲ 13일 오전 폐쇄가 결정된 한국지엠 전북 군산 공장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제너럴모터스(GM)가 일방적인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통해 한국지엠에 대한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정부 지원안을 구체화할 시한도 2월을 넘으면 안된다고 못박았다. 이는 3월 초 글로벌 차원에서 각국 사업장에 대한 신차 생산 배정이 이뤄지는데 따른 것이라고 GM은 설명했다.

한국지엠의 추가 구조조정 여부는 정부의 지원 여부에 따라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CKD(반제품조립) 센터 통합, 직영정비사업소 등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3월 초 글로벌 차원의 신차 배정 일정이 있어 2월 말까지 정부의 지원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비용절감을 위한 추가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경쟁력있는 인건비 구조를 갖추는 것이 GM의 해외거점 전략의 일환인 만큼 노조와의 임금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군산공장 폐쇄로 정부 고강도 압박…군산시 '패닉'

한국지엠은 오는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키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3년간 가동률이 약 20%에 불과한데다 가동률이 계속 하락해 지속적인 공장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며 “최근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지엠 임직원, 군산 및 전북 지역사회와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지엠은 2000여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퇴직이나 이직 등의 전환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 지부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한국지엠의 존립과 관련한 매우 중요한 결정을 노조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라며 “이는 적자경영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글로벌 GM의 고금리 이자, 이전 가격 문제, 과도한 매출 원가 등으로 한국지엠 재무 상태는 이미 밑 빠진 독이었다”라며 경영진의 일방적인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

노조 측은 14일 오전 군산공장에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투쟁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군산시는 혼란에 빠졌다. 군산시는 “단 한마디 없이 폐쇄 결정을 갑자기 발표한 것은 절망감을 안겨줬을 뿐만 아니라 GM측의 만행으로 밖에 볼 수 없다”라고 강도 높게 성토했다.

이어 “군산공장을 폐쇄할 경우 군산시와 200만 전북도민은 GM 차 불매운동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GM, 20만대 생산 신차 배정 등 전제조건 “정부 지원” or “구조조정”

GM은 한국지엠 노조, 정부 및 주요 주주 등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한국에서의 사업을 유지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GM은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신규 글로벌 제품 확보를 위해 28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져야한다는 입장이다. 카젬 사장은 지난 7일 노조와의 2차 교섭에서 “신차가 CUV로 결정될 것”이라며 “차량 배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GM 측이 한국 정부의 지원 여부에 따라 결정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GM은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CKD 센터 통합, 직영정비사업소 등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지원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희망퇴직을 포함한 인력 구조조정 등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의 군산공장 폐쇄는 노조를 비롯한 정부에 대한 엄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경쟁력있는 인건비를 위한 노조와의 임단협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전략도 숨어있다.

특히 정부에는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와 함께 타 국가 보다 경쟁력있는 인센티브 제공도 요구하고 있다. GM의 요구 사항을 들어줄 경우 산업은행은 지분율에 따라 5100억원을 투입해야 하며 각종 세제혜택도 병행해야 한다.

GM 측은 “한국지엠의 이번 제시안은 한국에 대한 대규모의 직접적인 제품 투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천개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GM의 요구 사항을 들어줄 경우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의 경쟁업체와의 역차별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때문에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에만 세제혜택 등의 특혜를 제공한다면 다른 자동차업계는 역차별을 당하는 것과 다름없다”라며 “부당 지원은 안된다”라고 말했다.

◆정부 깊어지는 고민 “경영상황 파악 실사 GM 책임있는 자세 필요”

정부는 GM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GM측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는 수년간의 경영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이 주관이 돼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GM측과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자리와 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약 3조원의 유상증자 참여 등의 경영정상화 방안 또한 지속 협의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고형권 1차관은 “GM측이 책임있는 자세로 한국 정부 및 이해관계자와 성실히 협의해 줄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약 30만명의 생계가 달려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의 부실을 야기한 경영진의 진정성있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산은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혈세를 지원하는 것인 만큼 명분이 필요하며, 세제혜택 등의 문제 역시 동종업계 역차별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2001년 대우자동차를 표면상으로 20억달러에 인수했지만 실제 투입한 현금은 4억달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며 “당시에도 특혜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대우차를 급하게 매각하려던 속셈을 GM측이 간파해 여러 특혜를 얻었다”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벼랑끝 비즈니스 전략을 취하는 GM에 정부가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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