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8년 10월 18일 16:13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채무면제·유예상품 규제 완화에도…카드업계는 '시큰둥'

금융위, 카드사 여신금융상품 취급에 질병정보 이용 허용
'불완전판매' 가능성 적어…"상품 부활시킬 요인은 아냐"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18-02-14 11:23

▲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카드사가 질병에 관한 여신금융상품을 취급하거나,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에게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거나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경우 질병정보 이용을 허용하는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5월 29일 시행할 예정이라고 입법예고했다.ⓒEBN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채무면제·유예상품(DCDS·Debt Cancellation & Debt Suspension)판매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카드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해당 상품들은 과거 불완전 판매 등으로 민원이 적지않아 판매 중단했던 것으로, 금융당국이 판매 부활을 유도하기 위해 규제 완화를 하고 나섰으나, 상품 판매를 재개시킬 만큼의 유인책은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카드사가 질병에 관한 여신금융상품을 취급하거나,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에게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거나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경우 질병정보 이용을 허용하는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5월 29일 시행할 예정이라고 입법예고했다.

현행 법규는 보험회사·체신관서·공제사업자가 보험업·우체국보험사업·공제업무를 하는 경우에만 개인의 질병정보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질병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다양한 금융상품 제공 기반이 마련되고, 금융회사가 질병정보를 이용해 금융소비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된다"고 기대했다.

채무면제·유예상품은 신용카드를 쓰다가 질병·실직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될 경우 카드사용액 결제를 잠시 미뤄주거나 면제해주는 상품이다. 상품에 따라 매월 카드사용 금액의 0.2~0.6%를 수수료로 내는 '단체 보험' 개념이다.

이번 개정안대로 카드사들이 채무면제·유예상품에 개인 질병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상품 원가 산정 및 수수료 책정 방식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개인의 조건에 맞는 금리를 더 면밀히 제공할 수 있게 돼 상품 활성화 요인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2016년부터 채무면제·유예상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상태로, 이번 개정안이 채무면제·유예상품 취급 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판매를 재개할 정도의 유인 조건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앞서 국내 7개 카드사들은 2011~2015년 간 채무면제·유예상품 판매로 약 903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결과 채무면제·유예상품로 카드사가 얻는 영업이익 평균은 수수료 수입의 약 61%였다. 효자상품 대접을 받던 채무면제·유예상품이 카드사들에게 계륵으로 변한 것은 '불완전판매' 논란 때문이었다.

텔레마케팅(TM)을 통해 상담사들이 가입 유치 당시 본인 의사를 확인하지 않거나 무료서비스인 것처럼 설명하는 등 고객에게 제대로 채무면제·유예상품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가입을 유도했다는 민원이 이어졌다.

소비자원이 2012~2015년 간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채무면제·유예상품 관련 소비자 상담 544건을 분석한 결과 '불완전판매 관련 불만'이 431건(79.3%)에 달했다. 이에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수수료율과 액수를 매달 의무적으로 SMS로 알리도록 하는 등 채무면제·유예상품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왔다.

이에 수익성과 고객 만족도가 악화되자 카드사들은 채무면제·유예상품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부존하는 만큼 이와 관련한 단초를 없애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 판매를 중단했다.

A사 관계자는 "애초에 채무면제·유예상품을 중단했던 요인은 불완전판매로, 고객의 질병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서 상품을 부활시킬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며 "리스크 요인을 감쇄하고 가격 책정에 질병정보를 반영할 수 있는 요인은 되지만 채무면제·유예상품의 존재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관련 규제 완화로 판매량 증가보다는 보다 정교한 상품설계로 손실 완화는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부 당국에서 정해준 가이드라인을 잘 지킨다고 해도 불완전판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소비자 중심이며, 워낙 채무면제·유예상품은 팔기 힘들만큼 가이드라인이 빡빡하기 때문에 큰 메리트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채무면제·유예상품보다 카드사들은 미래 먹거리인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헬스케어 등 관련 사업 활성화에 물꼬가 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등 업권만 활용할 수 있었던 질병정보를 카드사들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향후 헬스케어 상품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준비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PONSO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