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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주주 변경위기에 놓인 中안방보험…동양·ABL생명 향배는?

中정부 안방보험 매각 돌입…동양·ABL생명 합병·투자 불투명
금융당국, 중국 등 국내 진출 기업 대주주심사 강화 예고

이나리 기자 (nallee87@ebn.co.kr)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8-02-14 15:26

중국 정부의 적폐청산 표적이 된 안방(安邦)보험그룹의 향방이 안갯 속에 휩싸였다. 부정부패 의혹을 받고 있는 안방그룹의 보험 지분 변경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안방그룹의 보험 지분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이들이 국내 보유한 보험사, 동양생명과 ABL생명 간의 합병 등 보험사업 미래가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금융당국은 만에 하나 있을 이들 보험사의 대주주 변경 신청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안방보험그룹의 비리와 적폐 의혹을 조사해 온 중국정부가 안방보험의 지분 매각을 주선하는 등 소유권 변경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국부펀드가 안방보험그룹 주식매입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정확한 매입대상과 주식 규모 및 소유주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우샤오후이(吳小暉)안방보험그룹 회장.


◆시진핑 정부의 반(反)부패 표적된 ‘안방보험’ 내부 상황은
성장에 가린 그림자…불투명한 지배구조, 부정부패 혐의


2004년 창업한 안방보험그룹은 산하에 안방손해보험과 안방생명보험 등 10여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메이쥔투자그룹과 광주쥔광투자회사 등 39개 회사가 안방보험그룹을 100% 지배하고 있다.

총 자산은 2015년 말 기준 1조9000억 위안(약354조원)이며, 자본금은 619억 위안(약11조원)이다. 수차례의 급격한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기준으로 중국 최대의 보험그룹에 올라섰다.

안방보험을 이끄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사위 우샤오후이(吳小暉)는 덩샤오핑의 사위라는 혼맥을 등에 업고 도심 재개발 사업, 금융 기업 지분 매입 등 각종 사업 인허가를 따오며 안방보험을 키웠다.

몇 년새 한국의 동양생명,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 네덜란드 비바트보험, 벨기에 나겔마커스 등을 사들였다. 뉴욕 랜드마크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을 비롯해 미국에서 호화 건물을 인수하며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했다.

안방보험 급성장에는 중국 권력층의 2세를 뜻한 태자당(太子黨) 혹은 훙얼다이(紅二代) 인맥이 구심점이 됐다.

그러는 사이 우 회장의 공격적 투자와 관련해 자금 출처와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가 해외 M&A를 통해 중국 권력층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려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중국 언론에서도 수차례 안방보험의 불법 대출 의혹 등을 다루기도 했다. 특히 태자당인 왕 서기가 같은 태자당 인맥을 등에 업은 우 회장을 치는 등 중국 권부 내 권력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사정 대상에 안방보험그룹이 속하면서 우 회장은 지난해 6월 부패혐의로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권력암투가 안방보험 수사로 불거지면서 중국정부의 안방보험그룹 소유권 변경까지 이어지고 있다.

◆동양·ABL생명 통합·투자계획 차질…‘대주주 심사’하는 금융당국, 예의주시

안방보험그룹이 자산을 처분하게 된다면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막강하다. 안방보험은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 보험시장에도 깊숙이 침투한 상태다. 안방의 소유권 이전 과정이 순탄치 않게 되면 안방보험그룹을 등에 업고 몸집 키우기에 나섰던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지분의 42%를, 안방그룹홀딩스가 동양생명 지분 33.3%와 ABL생명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득권을 오래 유지해온 안방보험을 반부패 사정 대상으로 삼은 시진핑 정권이 자본 국외 유출과 부채로 조달한 거액의 해외 투자에 제동을 걸었다"면서 "국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 계획은 물론 투자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보험 전문가는 "안방보험이 안방그룹의 자금세탁 창구라고 판단한 중국 정부가 안방그룹의 보험 사업권을 취소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면서 "안방그룹이 보험업을 영위할 수 없게 되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안방그룹 지분도 매각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와 함께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포진하고 있는 기존 안방 출신 인사들의 교체 가능성도 나온다. 중국 안방보험에서 한국법인으로 넘어온 임원들이 안방그룹 내 핵심인물인 만큼 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인사변화도 불가피하다는 시각에서다.

안방보험 출신 동양생명 경영진은 지난해 9월 공동 대표로 선임된 뤄젠룽(羅建榮) 부사장을 비롯해 야오따펑(姚大锋) 이사회 의장, 장커(张可) 부사장, 피터진 상무다. ABL생명 역시 순레이 사장을 제외한 9명 이사회 구성원 모두 안방보험 인사들이다.

안방그룹 보험업 지분 변경이 본격화하면서 중국 자본에 대한 금융당국의 심사도 깐깐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변경되는 최대주주가 법인일 경우 일부 그룹사에 대해서도 국내외 행정처분 및 형사 처벌 여부 등 적격성 심사를 수행할 것”이라며 “안방보험 그룹 매각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시 적격성 심사를 엄정하게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일부에서는 "안방그룹의 대주주 관련 리스크는 지난해 6월 우샤오후이 회장 사임 직후부터 제기되어온 이슈"라면서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도 지난해 안방보험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공식 언급한 가운데 현재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대주주 이슈가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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