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빅뱅①] 금융역사 한 '획' 긋나...'초읽기' 들어간 노동이사제

송고 2018.02.25 00:00 | 수정 2018.02.25 20:35
이송렬 기자 (yisr0203@ebn.co.kr)

KB·신한 노동이사제 도입 한 발짝 근접…하나·NH '아직'

노동이사제 찬반 의견 대립…"견제역할"vs"국내 환경 달라"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사업계획, 예산 등 경영의사결졍 과정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가시화 되고 있다.ⓒEBN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사업계획, 예산 등 경영의사결졍 과정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가시화 되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정계획 중 하나인 노동이사제는 금융위원회의 민간 자문기관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에서 도입 권고 이후 각 금융지주와 은행 등에서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KB금융지주, 노동이사제 도입 가장 가까워…신한금융지주, 제도 도입 공식화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노동이사제 도입의 필요성은 최근 금융권에서 불거진 채용비리와 금융사대표의 '셀프연임' 문제에서 제기됐다.

채용비리에 대해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금융권은 물론 정계까지 나서 집중 포화를 했다. 또한 금융지주회사에서 ‘셀프연임’이 문제가 돼 금융당국이 최고경영자 선임절차와 경영승계 과정에 대해 점검에 나서는 등의 배경이 노동이사제 도입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노동이사제 도입 시기는 이르면 오는 3월이다. 3월경 신한, 국민, 하나, 우리은행 등은 정기주주총회를 갖는다.

우선 KB금융지주가 노동이사제 도입에 가장 가깝다. 노조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해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추천했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추천위원회가 3명의 사외이사를 추천한다고 밝혀 오는 3월에 열리는 주총에서는 권 교수와 3인의 표대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정기주총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안건은 빠졌다. 다만 노조위원장이 노동이사제를 도입을 공식화했고 현재 계약진행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이번 정기주총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은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지방금융지주에서는 노동이사제의 움직임은 아직 없다. 하지만 그간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던 금융지주 회장들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첫 것음을 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이사제, 찬반 의견 '팽팽'

노동이사제를 두고 사측과 노동조합 사이의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찬성 측은 오너의 독단과 전횡을 견제하고 각종 노사갈등을 예방하는 등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금융사를 견제하는 역할인 사외이사가 현재까지 사측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올바른 견제의 역할을 위해서 노동이사제를 도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 측은 국내 기업경영과 맞지 않는 제도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회사가 대부분인 금융사에서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게 되면 실제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입장에 반할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빠른 결정을 요구하는 경영건에 대해서도 노사 간의 갈등으로 시기를 놓쳐 비효율적인 경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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