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퇴설계연구소 권도형 대표

40대는 정말 다양하다. 40세와 49세 또한 엄연히 다르다. 아직 미혼인 사람도 있고 아들이 군대에 가거나 자녀를 결혼시키는 사람도 있다. 뒤늦은 경제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이른 은퇴를 계획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분명히 그 나름의 시기적 특성이 있다. 바로 40대의 은퇴설계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30대에는 실패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것을 만회할 여유가 있다. 하지만 40대에는 계획과 방향이 틀어질 때 바로잡기가 힘든 면이 있다. 그래서 신중하게 방향을 잡고 현실적인 생활 밀착형 은퇴설계를 계획해야 한다.

◆40대 은퇴설계의 핵심 C·H·I·C
은퇴계획을 성급하게 세우지 말고 인생 후반의 큰 그림을 먼저 그려보면 좋겠다. 그리고 생애주기에 따른 현금흐름(Cash Flow)설계, 건강(Health)설계, 죽을때 까지 신나게 할 수 있는 내 인생의 재미(Interest)에 대한 계획 그리고 경력(Career)설계 등으로 세분화해서 대략의 계획을 세운 후 됐다 싶을 때까지 검증하고 또 검증하기 바란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도 충분히 의논하면 좋다. 신중한 고려 끝에 이 4가지 카테고리에 대한 계획을 확정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바로 40대 은퇴설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숨이 끊길 때까지 매월 꼬박꼬박 들어오는 Cash Flow 계획하라
일반적으로 볼 때 40대는 돈이 굉장히 많이 드는 시기다. 이럴 때 자칫 소비 위주의 재무패턴을 갖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40대 시기의 재무관리는 목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 보다는 소득대체율을 고려하여 평생의 현금흐름을 계획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충당하기 힘든 부분을 따로 개인연금으로 작게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 주의할 점은 목표가 지나쳐서 내가 납부할 수 있는 범위를 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예기치 않은 위기에 대비하는 보험설계 역시 중요하다.

사망이나 중대한 질병, 재해, 의료비 지출 등에 대비하는 게 좋겠다. 마지막으로 체크해야 할 부분이 부채관리다. 부채관리는 전체 부채 규모를 파악해보는 게 시작이다. 그리고 부채상환계획을 촘촘하게 세워야 한다. 부채를 줄이는 데는 원칙이 있다. 규모가 작은 것부터, 기간이 짧은 것부터, 이자율이 높은 것부터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 좋다.

◆40대 은퇴설계 핵심, 건강설계 위해 생활습관 관리하라
은퇴 후를 위해 경제적인 부분이 잘 준비돼도 몸이 아프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은퇴 후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라. 현대의 성인병을 습관병이라고 한다. 그만큼 생활습관과 건강이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자기관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40대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상식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습관과 해치는 습관 정도는 대부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금연, 금주나 적은 양의 음주, 소식과 채식 위주의 식사,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수면 리듬, 규칙적인 운동, 긍정적인 마음가짐, 바른 자세 같은 게 여기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검진하는 노력을 한다면 노후 건강에 상당히 좋을 것이다. 오래된 습관은 그 사람의 일상을 지배한다. 잘못된 습관을 극복하고 좋은 습관을 길러 습관의 덕을 보길 바란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심쿵'한 재미 만들어가라
내 인생에 가장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을 발견 하려면 먼저 미래와 노후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웃을 일이 많아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웃을 일이 많아진다고 하지 않던가. 긍정적 관점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건 절망과 상실감에 차 있는 것과는 상반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금 삶의 여건을 잠시 잊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을 떠올려 보라.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 재미를 계획하라. 내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고 '콩닥콩닥' 뛰는 그것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눈을 뜰 수 있는 그런 재미를 발견하기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평생 즐기며 살 수 있게 계획하고 또 계획하라.

◆장기적 관점 경력설계 시작하라
적어도 40대에는 내가 은퇴 후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 윤곽을 잡는 게 좋다. 주된 직장에서의 정년 이후 새로운 직업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세상 돌아가는 트렌드를 고려하고 이와 함께 자신의 성향을 분석하고 가족과 의논하면서 미래 직업에 대해 가늠해보라. 그리고 그 직업을 위해서 구체적인 경력설계를 시작해야 한다.

직업 탐색을 하고 교육을 받고, 구체적인 정보를 얻는 것으로 은퇴경력설계 자체가 정교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40대에 제2, 제3의 직업을 위한 장기적 관점의 경력설계를 시작하라. 먼저 시작한 사람은 닥쳐서 시작한 사람보다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한국의 40대는 특이한 존재라는 느낌이 든다. 사람 속에 휩싸여 살면서도 외롭고, 열정적이면서도 의기소침하고 성숙한 듯 하면서도 아직 철들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주위를 둘러봐도 뭔가에 치우친 사람들이 많다. 일과 삶, 가족, 영성, 가치, 생활, 건강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삶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자기 성찰 속에서 시작되는 전인적 은퇴설계는 당신을 분명 은퇴 부자로 살아가게 할 원동력이 될 것이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