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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폭 쪼그라드는 대미 무역흑자…美수입규제 '설상가상'

작년 200억불 붕괴된 대미 무역흑자 올 1월·2월엔 70% 이상 급감
車 중심으로 대미 수출 성장세 약화..반면 미국산 제품 수입 늘어
미 정부 韓세탁기 이어 철강에도 관세폭탄시 수출 줄어 무역흑자↓

서병곤 기자 (sbg1219@ebn.co.kr)

등록 : 2018-03-07 11:15

▲ 미국으로의 수출을 앞두고 있는 한국산 자동차.ⓒ연합뉴스

[세종=서병곤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200억 달러 이상을 유지해온 우리나라 대미(對美) 무역흑자액이 지난해 170억 달러대로 뚝 떨어진 가운데 올 들어서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미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되고, 미국으로의 수입이 대폭 늘면서 대미 무역흑자액이 작년 2월보다 77% 가까이 줄었다.

이처럼 대미 수출과 대미 수입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 속에 올해 본격화된 미국의 수입규제 공세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된다면 대미 무역흑자액이 더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대미 무역흑자액(수출액-수입액)은 3억6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6.9%(12억 달러) 감소했다.

이는 새해 첫 달인 1월에 이어 2월에도 대미 무역흑자액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1월 대미 무역흑자액은 1년 전보다 71.1%(6억9000만 달러) 줄어든 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대미 흑자 감소세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작년 한해 대미 무역흑자액은 178억6000만 달러로 전년도보다 23.2%(54억100만 달러) 줄었다.

178억6000만 달러의 무역흑자액은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151억8000만 달러)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그동안 대미 무역흑자액은 한미 FTA 발효 이후 2013년 205억4000억 달러, 2014년 250억 달러, 2015년 258억1000만 달러, 2016년 232억6000만 달러로 매년 2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해왔다.

대미 무역흑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은 대미 수출보다는 대미 수입이 큰 폭으로 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대미 수출은 전년대비 3.2% 늘어난 반면 대미 수입액은 17.2% 급증했다

지난 1월의 경우 대미 수출 증가율(4.8%)과 대미 수입 증가율(23.2%) 간 격차가 벌어졌다. 2월에는 대미 수출이 아예 감소세(-10.7%)로 전환됐고 대미 수입은 계속해서 증가세(16.8%)를 이어갔다.

대미 수출의 성장세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것은 미국 시장 1~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및 차 부품의 수출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작년(1월~12월 20일) 기준 자동차와 차 부품 수출액은 전년도보다 각각 3.9%, 15.5% 줄었다. 지난달(2월 1~20일)에는 자동차 수출이 전년보다 무려 48.9%나 급감했다. 차 부품 수출도 17.3% 감소했다.

이와 달리 대미 수입은 늘고 있다.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한미 FTA 재협상 및 한국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미 수입 확대 전략에 기인한다.

당시 우리 정부는 미 신정부 출범에 발맞춰 미국산 LNG, 석탄, 반도체 제조용장비, 자동차, 항공기 및 부품 등의 수입 확대 방침을 세우고 우리 기업들에게 수입을 독려해 왔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미국산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항공기 및 부품, 석탄 수입이 전년보다 각각 100.3%, 240.5%, 439.9% 급증했다. 문제는 앞으로 대미 무역흑자액이 더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자국 보호무역 강화를 주창하고 있는 미 행정부가 지난달 23일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에 이어 조만간 한국산을 포함한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고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 대미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산 철강에 대해 관세폭탄(최대 53%)을 매기게 되면 미국으로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국내 중소 철강업체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통상압박에 더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개정협상이 자동차 등 우리 주력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 재조정,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성사된다면 대미 무역흑자 감소폭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한미 FTA 개정협상을 통해 미국의 부당한 수입규제를 차단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대미 수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 또한 얻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