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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렬의 금융이야기] "그 때는 될 줄 알았습니까?"

이송렬 기자 (yisr0203@ebn.co.kr)

등록 : 2018-03-09 09:58

▲ EBN 경제부 금융팀 이송렬 기자.ⓒEBN
"조사관이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

영화 1987의 '박 처장', 실존인물인 박처원 치안감이 실제로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이 말 한 마디는 훗날 우리나라를 바꾸는 계기가 됩니다.

영화 1987은 서울대생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이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1987년은 공화국의 마지막 해였습니다. 국민들은 민정당이 노태우 대표를 후보로 선출에 간접선거 방식을 통해 정권을 연장하려는 데 반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불을 지핀 것은 같은 해 4월 1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특별담화를 통해 '헌법 개정 논의를 금지한다'는 이른바 '4·13 호헌조치'를 발표였습니다.

하지만 사회단체와 종교계, 학계 등 각계각층에서는 4·13 호헌조치를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 조작 사실이 폭로됐고 시위 중 연대생이었던 이한열 군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숨지는 사건으로 인해 6월 시민 항쟁의 불을 당겼습니다.

큰 물결은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옮겨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몰려나왔고 5공 정권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골자로 하는 6·29 선언을 발표하게 됩니다.

누구도 대통령 직선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필요한 일이라는 인식이 시민들을 깨우기 시작했고 작은 흐름이 모여 큰 파도를 만들어냈습니다.

"노동 이사제의 필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가 10여년 간 도입을 준비해왔어도 한 번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적이 없어요."

한 지방은행 관계자가 노동 이사제에 대해 말한 내용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노동 이사제라는 이슈가 논의 되고 있습니다. 아직 어떤 은행도 제도를 도입해 진행 중인 곳은 없습니다.

노동 이사제는 근로자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을 회사에서 발언권을 낼 수 있는 위치로 보내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형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노동 이사제가 논의되고 있고 지금 막 물결이 일어나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과거에 시도를 해봤지만 도입이 어려웠다고, 표 대결까지 이어지면 승산이 없다고 포기하는 것은 너무 이른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통령 직선제를 위해 각계각층에서 노력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 때는 알았을까요. 대통령 직선제가 현실화 될지. 노동 이사제가 금융권에 도입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