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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관세폭탄] "현지투자도 어려워…정부 협상만 기대"

막판 설득 나선 정부만 기대하는 철강업계
현지법인도 관세부과 타격…"국가적 대응 나서야"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8-03-12 15:22

▲ ⓒ넥스틸
미국 정부가 결국 한국산 철강에 고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자 정부와 업계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철강업계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협상을 통해 관세 대상에서 면제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은 오는 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오는 23일까지 우리나라가 관세 면제 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으면 이후 한국산 대미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가 추가로 부과된다.

특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상대국인 캐나다와 멕시코가 관세 대상국에서 빠졌고 호주 역시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정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 방침에 대응 막판 협상에 나서고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13일 이용환 통상협력심의관 등과 함께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한다. 지난달 25일, 지난 6일에 이어 세번째 방미다.

산업부는 19~20일 세계무역기구(WTO) 통상장관회의, 19일 G20 재무장관회의 등을 통해 각국이 자유무역을 저해하는 조치를 자제하도록 국제사회에 촉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관세 면제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 철강은 지난해 미국 수입시장에서 3위(340만t)를 차지할 정도로 물량이 많다. 호주(28만t)의 10배 넘게 차이가 난다. 또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미국은 한국을 중국산 우회 수출국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는 대미 수출 철강재 중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하고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재는 고급재 위주라며 미국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정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철강업계도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는 개별 기업에 부과하는 것이지만 이번 미국 측의 조치는 모든 국가가 대상이기 때문에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보호무역에 대응해 미국 현지 투자를 해왔던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제강 등도 타격은 불가피하다.

포스코의 경우 미국 US스틸과 합작해 설립한 UPI는 열연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UPI는 포스코로부터 열연을 공급받아왔지만 2016년 말 미국이 포스코산 열연에 61%에 달하는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면서다.

이에 UPI는 US스틸에서 열연을 조달해 원가경쟁력이 낮아졌다. 지난해 9월 포스코가 26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미국 인디애나주의 선재 가공센터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포스코 및 현대제철은 미국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5% 내외로 크지 않지만 세아제강, 넥스틸 등 강관업체들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세아제강은 2016년 말 미 현지 공장을 인수했지만 생산능력은 국내 공장보다 떨어져 현지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북미지역 매출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넥스틸은 지난해부터 검토해왔던 미국진출을 결정했다. 넥스틸이 보유 중인 생산라인 5개 중 1개 라인을 이전할 방침이다. 다만 이전 비용 등 자금 확보가 관건이다.

넥스틸 관계자는 "재무부담을 낮추기 위해 해외 합작회사와 미팅을 갖는 등 연내 가동을 목표로 미국 진출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지에 진출하더라도 기존 수출하는 물량만큼 생산하기가 어렵고 수요가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일단 관세 부과 전까지 수출 물량을 앞당기고 있다. 정부의 협상에 기대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철강업계는 정부의 WTO 제소 카드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미국이 WTO 판정을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판정까지도 최소 2~3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박효정 넥스틸 대표는 "WTO 제소만으로는 안된다. 정부가 적극 나서서 정치·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결국 통상문제는 정치적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제 준해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